사람 잡는 독버섯에서 폐암세포 억제 물질 나왔다

2021-08-02     임병선 기자
뱀껍질광대버섯 (사진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독버섯에서 폐암세포 억제 관련 물질이 발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독버섯인 뱀껍질광대버섯에서 폐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물질이 발견됐다고 2일 밝혔다. 뱀껍질광대버섯은 사람이 섭취하면 위장관 중독 등 증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원 측은 성균관대 약학대학 김기현 교수와 공동 연구를 통해 뱀껍질광대버섯에서 천연물질 총 6가지를 분리했고, 이중 2가지 물질이 폐암세포 생장을 감소시키거나 암세포를 사멸하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세포 단계까지 이뤄졌으며, 연구진은 인체 안전성 시험, 동물 실험, 임상 시험 등을 거쳐 뱀껍질광대버섯에서 추출한 물질이 특정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물질인지 밝혀낼 예정이다.

뱀껍질광대버섯 (사진 국립산림과학원)/뉴스펭귄
뱀껍질광대버섯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앞서 다른 독버섯에서도 암세포를 억제하는 물질이 다수 발견됐다. 맹독성 버섯인 붉은사슴뿔버섯에서는 강력한 유방암 항암물질 '로리딘E'가 발견됐으며, 갈황색미치광이버섯에서는 폐암세포와 전립선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세스퀴테르펜류'가 발견된 바 있다.

붉은사슴뿔버섯. 영지버섯과 비슷한 모양으로 오해받지만 독버섯이다 (사진 Kouchan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다만 암을 억제하는 물질이 발견됐다고 해서 독버섯을 함부로 채취하거나 먹어서는 안된다. 최근 농업기술원은 국내에서 자라는 버섯 1900여 종 가운데 식용 가능한 버섯은 400여 종에 불과하며, 특히 맹독성 버섯은 손톱만큼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조리를 해도 성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뱀껍질광대버섯이 위장관 자극 중독사고를 발생시키는 독버섯이기 때문에 식용할 경우 복통과 구토, 설사를 일으킬 수 있어 채취와 복용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미생물연구과 한심희 과장은 이번 폐암세포 억제 물질 발견에 대해 "이용되지 않는 산림 생명자원인 독버섯에서 유용물질을 발굴하는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의의가 높다"며 "앞으로도 산림에 다양하게 존재하는 버섯자원 이용 확대를 위해 새로운 기능을 발굴하는 등 연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