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에 항암 효과? 새빨간 거짓말에 멸종위기 몰린 코뿔소

2020-09-22     임병선 기자

코뿔소 뿔이 건강에 좋다는 잘못된 정보가 퍼지면서 멸종위기에 처했다.

현재 지구에 남은 코뿔소는 총 5종이며 모두 멸종위기다. 코뿔소 뿔은 인간 손톱을 구성하는 케라틴과 같은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일부 지역에서 뿔에 항암 효능이 있다는 잘못된 소문이 퍼졌고 이에 무차별적인 사냥이 행해지며 결국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사진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뉴스펭귄

WWF(세계자연기금)는 일부 중국인들이 여전히 코뿔소 뿔을 파티용 약, 영양제, 숙취해소제로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권 일부 사람들은 코뿔소 뿔에 항암 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아랍권에서는 장신구 제작 소재로 판매된다.

(사진 s9-4pr - flickr)/뉴스펭귄

코뿔소가 멸종위기에 처하자 국제사회는 코뿔소 뿔을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유통을 금지했지만 밀거래는 활발하다.

잘못된 정보가 바로잡히지 않으면서 얼마 남지 않은 코뿔소도 지속적인 밀렵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WWF는 가장 큰 코뿔소 뿔 수요처가 중국과 베트남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두 국가 경제가 성장하면서 중산층이 늘어났고 암시장이 크게 형성됐다. 

코뿔소 뿔 압수품 (사진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 관리국)/뉴스펭귄

이런 행태를 바로잡아 코뿔소를 보전하자는 취지로 2011년부터 매년 9월 22일이 세계 코뿔소의 날로 지정됐다. 서울시는 기념일을 맞아 "아시아권에 널리 퍼진 코뿔소 뿔이 항암 치료에 좋다는 속설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와 함께 서울대공원에 사는 코뿔소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이 곳에 사는 코뿔소는 5종 중 몸집이 가장 크다고 알려진 흰코뿔소로, 전 세계 1만여 마리 남아 IUCN 적색목록에는 준위협(NT, Near Threatened)종으로 분류됐다.

서울대공원에 사는 흰코뿔소 (사진 서울시 제공)/뉴스펭귄
흰코뿔소는 IUCN 적색목록에 준위협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아프리카에서는 기념일을 맞아 케냐에서는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동물보전단체 '세이빙더와일드(Saving the Wild)'는 케냐 올페제타(Ol Pejeta) 보전구역에서 약 3년 간 코뿔소 밀렵이 없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들은 앞서 뿔을 노린 밀렵을 방지하기 위해 살아 있는 코뿔소에게서 뿔을 잘라냈다. 뿔을 잘라낼 때 다칠 우려는 있으나, 안전하게 잘라내면 통증이나 사후 문제는 없다고 알려졌다. 

코뿔소 뿔을 잘라내는 동물보전단체 (사진 Saving the Wild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코뿔소 5종 중 서울대공원에 사는 흰코뿔소 외 나머지 종은 아프리카에 서식하는 검은코뿔소로 IUCN 적색목록에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종으로 분류됐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 내 국립공원에만 74마리 남은 자바코뿔소와 인도네시아에 약 30마리만 남은 수마트라코뿔소는 위급종, 히말라야 바로 남쪽에만 서식하는 인도코뿔소는 취약(VU, Vulnerable)종으로 분류됐다.

검은코뿔소 (사진 미국 국무부)/뉴스펭귄
검은코뿔소는 IUCN 적색목록에 위급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자바코뿔소 (사진 Ujung Kulon National Park - WWF)/뉴스펭귄
자바코뿔소는 IUCN 적색목록에 위급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수마트라코뿔소 어미와 새끼 (사진 International Rhino Foundation)/뉴스펭귄
수마트라코뿔소 어미와 새끼 (사진 International Rhino Foundation)/뉴스펭귄
수마트라코뿔소는 IUCN 적색목록에 위급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
인도코뿔소 (사진 Bernard DUPONT - flickr)/뉴스펭귄
인도코뿔소는 IUCN 적색목록에 취약종으로 분류됐다 (사진 IUCN)/뉴스펭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