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가장 오래 산 코끼리 56살로 눈감다

2020-09-07     남주원 기자
생전 티란자 모습 (사진 Memphis Zoo)/뉴스펭귄

북미에서 가장 장수한 아프리카코끼리가 56살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 동물원(Memphis Zoo)은 1964년생 암컷 아프리카코끼리 ‘티란자(Tyranza)’가 인도적 차원에서 안락사 됐다고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야생에서 태어나 고아가 된 티란자는 '링글링 브러더스(Ringling Brothers)'에서 서커스 코끼리로 잠시 활동하다 12살의 나이로 은퇴한 후 멤피스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티란자는 지난 43년동안 줄곧 동물원 내 코끼리 무리의 우두머리로 지내왔다. 또 다양한 팬을 거느린 동물원의 마스코트였다.

멤피스 동물원 수석 동물학자 맷 톰프슨(Matt Thompson)는 “티란자는 당신이 만날 수 있는 가장 따뜻하고 끈기있는 존재였다”며 “차분하고 한결같았던 티란자가 많이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

티란자와 40여년을 함께 지내온 휴스턴 윈비글러(Houston Winbigler) 전 동물원 부큐레이터는 “티란자는 매우 현명하고 지적인 존재였다”고 말했다. 그는 “티란자는 사람을 읽는 데 달인이었다”며 “거만한 사람을 완전히 모욕했고 겸손한 사람을 위로할 능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티란자가 갖고 있는 무언가, 독특한 존재감과 정신적 예민함이 있다”면서 “그는 내가 만난 그 어떤 존재보다 공정성과 신뢰에 대해 많은 것을 가르쳐줬다"고 전했다.

동물원 측은 티란자에게 작별의 인사를 원하는 방문객은 동물원 앞 광장에 있는 코끼리 동상에 편지와 꽃을 놓고 갈 수 있다고 알렸다.

한편 현존하는 가장 큰 육지동물인 아프리카코끼리는 현재 국제 멸종위기등급 취약(VU, Vulnerable)종에 처해 있다. 상아를 노리는 밀렵과 서식지 파괴가 이뤄지면서 개체수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