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다

남극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 40년간 6배나 늘어나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던 남극 동부까지 녹기 시작

2019-01-21     채석원 기자
남극의 빙하가 깜짝 놀랄 정도로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기후변화의 경각심을 알려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극 빙하가 최근 수십년간 무서운 속도로 녹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I) 지구시스템 과학 교수 에릭 리그놋 박사 연구팀이 남극에서 사라지는 빙하의 양이 지난 40년 사이 6배나 늘어난 사실을 밝혔다.

리그놋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1979~1990년엔 매년 40기가톤(1기가톤은 10억톤)에서 2009~2017년 연간 252기가 톤으로 증가해 6배나 늘었으며, 그 결과 해수면의 높이가 1.4㎝가량 상승했다.

리그놋 박사와 동료들은 얼음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남극대륙 주변의 176개 분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온난한 바닷물과 인접한 빙판의 가장자리 지역에서 용융 속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특히 빙하 유실이 없는 곳으로 여겨졌던 남극 동부 빙하마저도 녹고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는 동부 빙하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그간의 과학적 견해와 배치되는 연구 결과다. 아직까진 남극 서부가 빙하 손실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동부 남극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급속도로 녹을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팀은 얼음 손실을 막고 해수면 상승을 최소화한다고 여겨졌던 남극대륙 내부의 강설이 얼음이 녹는 속도에 상응해 증가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 같은 불균형은 녹는 얼음이 강설보다 많아 해수면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리그놋 박사는 남극대륙 빙상이 계속 녹으면 앞으로 몇 백년 안에 해수면이 수미터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극 대륙은 대부분의 지구 얼음을 보유하고 있다. 남극 빙하가 녹으면 평균 해수면이 57.2m나 상승한다.

리그놋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