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성한 짝짓기로 멸종위기 동족 구한 100살 갈라파고스 땅거북

  • 김도담 기자
  • 2020.01.13 09:06

'자손만 800마리' 왕성한 짝짓기에도 굳건해

100살 갈라파고스 땅거북 디에고(Diego)가 '멸종 위기 동족 살리기'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은퇴한다.

12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디에고는 오는 3월 고향인 갈라파고스 제도 에스파뇰라섬으로 돌아간다고 갈라파고스 국립공원은 밝혔다. 80여 년 만의 귀환이다.

그간 디에고는 에콰도르 갈라파고스 제도의 산타크루스섬에 있는 번식센터에서 '동족 번식' 임무를 수행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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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 100살 갈라파고스 땅거북 디에고(사진 'WZDX News' 캡처)/뉴스펭귄

학명 '켈로노이디스 후덴시스'(Chelonoidis Hoodensis) 종인 디에고는 80여 년 전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으로 떠났다가 1976년 고국의 부름을 받고 번식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

당시 해적 등의 남획 탓에 에스파뇰라섬 전체에 있던 디에고의 종족은 수컷 2마리, 암컷 12마리가 전부였다. 모두 흩어져 살고 있어 자연 번식이 힘들어지자 당국은 이 15마리를 한데 모아 번식에 나섰다.  

(사진 'WZDX News' 캡처)/뉴스펭귄

디에고와 동족 14마리의 활발한 번식 활동으로 에스파뇰라섬의 갈라파고스 땅거북은 2000마리로 늘었다. 번식센터에서 태어나 섬으로 돌려보내진 거북이가 1800마리고, 섬에서 자연 번식도 이뤄졌다.

갈라파고스 국립공원 측은 2000마리 에스파뇰라섬 전체 갈라파고스 거북 중 40%가 디에고의 자손일 것으로 추정했다. 자손이 800마리에 달하는 셈이다.

디에고의 자손(사진 'WZDX News' 캡처)/뉴스펭귄

몸길이 90㎝에 키 150㎝, 몸무게 80㎏의 디에고는 동족 수컷 중에서도 특히 왕성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번식왕' 거북이였다. 디에고는 현재 계속 짝짓기가 가능할 정도로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멸종 위기 동족 살리기' 임무 성공적으로 마치고 은퇴 앞둔 디에고(사진 'WZDX News' 캡처)/뉴스펭귄

디에고와는 종이 다른 '켈로노이디스 아빙도니'(Chelonoidis abingdoni) 종의 갈라파고스 땅거북 '외로운 조지'는 당국의 노력에도 끝내 짝짓기에 실패해 자손을 하나도 남기지 못하고 2012년 세상을 떠났다.

디에고와 같은 종 '켈로노이디스 후덴시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CR)' 종으로 분류돼 있다. 

'켈로노이디스 후덴시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 종이다(사진'IUCN'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켈로노이디스 후덴시스'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심각한 위기' 종이다(사진'IUCN'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땅거북의 개체 수 감소는 거북이가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둥지를 만들고 번식하는 또 다른 멸종 위기 조류의 생존과도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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