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그을린 채 잿더미 숲으로 걸어가는 웜뱃

  • 김도담 기자
  • 2020.01.09 10:38

호주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 남겨진 동물들

호주 쿨누라 지역 도로에서 발견된 웜뱃(움짤 '마이클 리처드슨' 트위터 영상으로 제작)/뉴스펭귄

불에 탄 웜뱃(Wombat) 한 마리가 도로 위를 방황하고 있다. 음식물을 찾는 듯 주변을 두리번거린다.

이 웜뱃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동부에 위치한 쿨누라(Kulnura)에서 목격됐다고 호주판 데일리메일이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쿨누라 인근에서 자전거를 타던 마이클 리처드슨(Michael Richardson)은 도로 위에서 호주 산불 피해로 화상을 입은 웜뱃을 지난 5일 목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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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처드슨이 트위터에 공유한 웜뱃 게시물(사진 트위터 캡처)/뉴스펭귄

그가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 속 웜뱃은 산불에 온몸이 그을린 상태로 무기력하게 도로를 지나고 있다. 다리와 얼굴에는 화상을 입은 듯 피부가 드러나 안타까움을 더한다.

리처드슨은 "산불에 그을린 모습이 가슴아팠다"며 "웜뱃이 약간 정신이 없어 보이고 먹을 것을 찾아 방황하는 듯했다"고 말했다. 웜뱃은 리차드슨이 준 물을 마시고 잿더미로 변한 숲속으로 사라졌다. 

웜뱃은 코알라, 캥거루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동물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웜뱃은 멸종위기 관심필요(LC) 종으로 분류돼 있다. 이번 산불로 상당한 개체수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작은 곰같이 생긴 호주 동물 웜뱃(사진 Wikipedia)/뉴스펭귄
멸종위기 관심필요(LC) 종 분류된 웜뱃(사진 IUCN 홈페이지 캡처)/뉴스펭귄

호주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계속된 산불로 서울의 100배 면적이 잿더미로 변했다. 현재까지 최소 26명이 숨지고 2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코알라, 캥거루 등 5억여 마리 야생동물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을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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