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느린 코알라... 호주 산불 이대로라면 멸종"

  • 김도담 기자
  • 2020.01.07 10:02

지난해 가을 호주 남동부에서 시작된 산불이 점점 거세지면서 호주를 상징하는 동물인 코알라 멸종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시드니대학 생태학자들은 지난해 9월 호주 남동부에서 산불이 시작된 이래 4억 8000만여 마리의 포유류, 새, 파충류가 죽었다고 추산했다. 

특히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중북부 해안에서 코알라 8000여 마리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뉴사우스웨일스주에 살고 있는 전체 코알라 수의 약 3분의 2에 해당한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코알라 서식지인 유칼립투스 숲의 80%가 불 타 없어지면서, 코알라가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단 분석도 나온다. '기능적 멸종'이란 특정 동물의 개체 수가 크게 줄어 독자적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를 뜻한다.

움직임이 느려 불길을 피하지 못하는 코알라(사진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생태학자 마크 그레이엄(Mark Graham)은 이번 산불과 관련된 의회 청문회에서 "코알라는 불의 확산을 피해 빨리 도망갈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서 "특히 기름으로 가득한 유칼립투스잎을 먹기 때문에 다른 동물들보다 불에 약하다"고 말했다. 
   
세계자연기금(WWF) 호주 측은 "상당수의 동물들이 산불에 대처할 수 있도록 적응해왔으나, 현재 발생한 화재는 야생동물들이 피하기에는 너무 크고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산불에 사망하는 야생동물의 수는 앞으로도 증가할 것"이라며 "화재에서 살아남았다고 하더라도 탈수, 굶주림, 질병 등에 노출될 수 있으며, 야생 여우나 고양이의 먹잇감이 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했다. 

세계자연기금은 "직접 불에 타지 않더라도 극도로 높은 온도 때문에 익어서 사망할 위험도 있다"며 "또 연기 때문에 길을 잃어 불길이 200피트(약 60.96m) 높이까지 치솟는 이런 대형 화재로부터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SNS로 전해지는 현지 상황이 호주 산불의 참혹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사진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소녀에게 안겨 있는 코알라(합성 사진 'Thuie - BanksiiAntics' 페이스북)/뉴스펭귄

호주 현지인들의 SNS 계정에는 검게 그을린 코알라에게 물을 주는 모습, 죽은 동물이 땅에 쓰러져 있는 모습, 캥거루가 화염으로부터 도망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오고 있다. 그들은 '#PrayforAustralia'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현지 상황을 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을 이번 산불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