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무사한 건 기적" 호주 산불과 맞서 동물원 지켜낸 사육사

  • 김도담 기자
  • 2020.01.04 08:50

최악의 산불로 고통받고 있는 호주... 총리 '기후변화' 연관성 부인
동물원 코앞까지 번진 산불, 끝까지 동물 지켜낸 직원들의 기지

동물원 책임자 채드 스테이플(사진 트위터 @mogowildlife)/뉴스펭귄

인류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꼽히는 호주 산불이 석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화염 속에서 동물원을 무사히 지켜낸 사육사들 기지가 주목받고 있다.

ABC 방송 등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6시 뉴사우스웨일스주 지역에 산불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해당 지역에 위치한 모고 동물원(Mogo Zoo) 직원들은 200여 마리 동물을 산불로부터 지켜내기 위한 고민에 빠졌다.

동물원 책임자 채드 스테이플(Chad Staples)은 "당시 상황이 마치 아마겟돈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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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산불로 붉게 물든 모고 동물원 상황(사진'Chad Staples')/뉴스펭귄

책임자와 사육사들은 동물원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판다와 원숭이 등 비교적 크기가 작은 동물을 집으로 데려가 보호했다. 기린, 얼룩말, 사자, 호랑이 등 대형 동물들은 사육사들이 동물원에 남아 지켰다. 또 동물원에 있는 가연성 물질을 전부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차량에 물을 싣고 다니며 화재 진압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동물원에 있는 200여 마리 동물 전부를 지키는 데 성공했다.

산불로 붉게 물든 모고 동물원(사진'Chad Staples')/뉴스펭귄

계속된 산불로 호주 당국이 세 번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산불에 대응하기 위해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는 3일부터 일주일을 국가비상사태 기간으로 정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및 액화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총리는 석탄 산업을 옹호하고 있다.

총리가 기후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아 역대 최악의 산불이 발생했다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지만 그는 신년사에서부터 기후변화 영향을 부인해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호주 국민 대다수는 산불을 촉발한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기후 변화 문제를 시급한 위협으로 보고, 정부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영국 방송 BBC는 "호주에서 산불은 통과의례 같은 존재였지만, 이번에는 규모나 시기 면에서 심각하다"며 "이상 기온과 건조한 대기 등이 산불 규모를 키웠다는 의견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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