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건 2마리뿐..." 동물원 불태운 풍등

  • 김도담 기자
  • 2020.01.03 10:03

"끔찍한 화마에 유인원관 전소" 원인은 새해 기념 '풍등'
크레펠트 동물원 "멸종위기종 대부분 희생... 추모 발길 이어져"

2020년 새해 독일 북서부 크레펠트 동물원(Zoo Krefeld)에서 불이 나 침팬지와 오랑우탄, 고릴라, 원숭이 등 동물 30여 마리의 목숨을 앗아갔다.

독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크레펠트 동물원 유인원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새해를 기념하기 위해 누군가 날린 풍등(paper sky lanterns)이 이번 참사의 원인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경찰은 동물원 인근을 낮게 날던 풍등이 불타기 시작하는 것을 봤다는 신고를 접수했으며, 현장에서 완전히 타지 않은 풍등을 발견했다. 
 
크레펠트 동물원장 월프강 드레센(Wolfgang Dressen)은 "1일 자정 무렵 난 불로 유인원관이 완전히 불에 탔다"며 "크레펠트 동물원 역사상 최악의 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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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펠트 동물원 화재로 죽은 48살 실버백고릴라 마사(사진 'Zoo Krefeld')/ 뉴스펭귄

이번 사고로 오랑우탄 5 마리, 고릴라 2 마리, 침팬지 1 마리, 원숭이 몇 마리, 과일 박쥐, 조류 등 동물 30여 마리가 죽었다. 죽은 동물 대부분이 멸종위기종이다.

유인원관에서 살아남은 건 40살 암컷 침팬지 발리(Bally)와 어린 수컷 침팬지 림보(Limbo)가 전부다. 동물원장은 "지옥 같은 불길에서 침팬지들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고 말했다. 두 마리 침팬지 모두 화상을 입긴 했지만 대체로 안정적인 상태라고 알려졌다. 

불이 난 유인원관 옆 다른 우리에 있던 고릴라 7마리는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했다. 

2018년 12월 31일 태어난 새끼 고릴라 보보토(Bobóto)는 무사히 발견됐다(사진 'Zoo Krefeld')/뉴스펭귄

독일에서 풍등을 날리는 행위는 2009년부터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부주의로 인한 범죄형 화재'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대기 여건과 풍향을 분석해 풍등의 경로를 살펴볼 계획이다.

잠정 휴관한 크레펠트 동물원 앞에는 희생된 동물들을 추모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하 추모 발길 이어지고 있는 크레펠트 동물원(사진 Zoo Krefeld)/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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