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날아오른 풍선" 새해 벽두 청정 제주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

  • 김도담 기자
  • 2020.01.02 09:38

풍선 날리기 행사 비판한 동물단체
"제주서 새해맞이 풍선 날리기 열려… 어리석은 행위"

제주 새해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풍선을 날리고 있다(사진 '카라' 페이스북 페이지)/뉴스펭귄

야생동물의 목숨을 위협하는 풍선이 제주 하늘에 흩날렸다.

동물보호단체 카라가 제주도에서 이뤄진 새해맞이 풍선 날리기 행사를 비판하고 재발 방지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카라는 지난 1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새해 벽두 청정 제주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과 함께 풍선 날리기 행사 사진 2장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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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새해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풍선을 날리고 있다(사진 '카라' 페이스북 페이지)/뉴스펭귄

카라는 "오늘(1일) 새벽, 청정지역 제주 해역에 수없이 많은 색색의 풍선이 날아올랐다. 웃고 떠들며 기쁜 새해를 기원하며 날려 보낸 색색의 풍선들. 말릴 새도 없이 어처구니없고 어리석은 행위가 저질러지고 만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날아오른 풍선과 함께 고통과 죽음의 그늘이 청정 제주의 하늘과 바다에 드리워지고 말았다"면서 "이제부터 풍선 줄에 감겨 서서히 다리가 잘릴 조류들, 색색의 풍선을 먹이로 알고 먹은 후 고통 속에 죽어가야 할 조류와 어류들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카라는 "즉각 제주시청에 회수 가능한 풍선 전량 회수 및 책임자 문책과 사과를 요청하고, 다시는 이와 같은 어리석은 행사가 열리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위한 행동을 취하겠다"고 했다.

제주 새해 맞이 행사에서 시민들이 풍선을 날리고 있다(사진 '카라' 페이스북 페이지)/뉴스펭귄

헬륨가스를 채워 하늘로 띄워진 풍선은 바람이 빠지면 먼 산지나 바다에 떨어져 쓰레기가 되거나, 이를 먹이로 착각해 삼킨 야생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는 등 환경 문제가 지적돼왔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올해 해맞이 행사를 앞두고 풍선날리기를 취소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지난달 31일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전국의 신년 해맞이 행사에서 풍선 날리기 이벤트를 준비한 시·군·구 지자체가 최소 13곳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13개 이상의 지자체가 새해 맞이 행사를 하면서 '소망풍선 날리기' 이벤트를 실시, 환경피해가 우려된다"며 "지긋지긋한 풍선 날리기는 이제 그만 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2016년 한 보도에 따르면 충북 충주시의 해맞이 행사에서 날려 보낸 풍선이 700㎞ 떨어진 일본의 한 주택가에서 발견되기도 했다"면서 "당시 이 사건은 미담처럼 보도됐지만, 새해소망을 하늘로 날린다는 명목으로 수십만 개의 풍선이 단 하루 만에 버려지고, 회복할 수 없는 환경 피해를 남기고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수경 활동가는 "환경을 해치는 행사가 우후죽순처럼 유행하는 상황에 대하여 통탄을 금할 수가 없으며, 특히 멸종위기종 서식 지역이나 국립공원 인근에서 아무런 고민 없이 행사를 진행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을 파괴하고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풍선 날리기 행사는 2020년부터는 완전히 사라져야 한다"며 "환경부가 적극 나서서 공공기관 및 민간영역의 풍선 날리기 행사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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