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속 야생동물..."인간과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 이주선 기자
  • 2019.10.15 15:34
(사진 이주선 기자)/뉴스펭귄

자연의 서식지를 찾지 못하고 도심 속으로 들어온 동물들을 보호하고 함께 더 잘 살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시는 지난 8일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에서 ‘2019 제2차 생물다양성 서울포럼’을 개최했다.

도시 동물과의 공존을 주제로 열린 이날 포럼은 서울시민 50여명과 전문가, 학생, 공무원 등이 참석해 △도시의 유해 야생동물 어떻게 볼 것인가 △도시 동물의 생태모니터링과 관리방안 △버드 세이브(Bird Save) △한강 서래섬으로 돌아온 야생수달 △도심에서 구조된 야생동물들 등 사례발표와 토론의 형식으로 진행됐다.

녹색서울시민위원회와 공동 주최한 이날 포럼은 국립산림과학원의 박찬열 박사를 비롯해 공우석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 박병권 한국도시생태연구소장,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김현진 학생,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 대표, 이유진 서울시야생동물센터 재활관리사, 정동환 (주)한국체육산업개발 팀장 , 국립원예특작과원의 송장훈 박사, 추헌철 서울시 동부공원녹지사업소 곤충 안내사, 마승애 동물행복연구소 대표 등 전문가들이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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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유해 야생동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한 박찬열 박사는 “1922년 호랑이가 절멸함에 따라 대형포유류는 줄어들고 중소형 포유류가 우점하면서 멧돼지나 집비둘기 등 외래종을 포함한 유해 야생동물이 증가했다”면서 “개체 수 조절도 중요하지만 유해하지 않고 건강한 개체군을 만들어 도심 속에서 인간과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박사는 “스위스 바젤의 경우 집비둘기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직접 서식지를 마련해 인간과 공존 가능한 건강한 개체군을 만들었다”면서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공감과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병권 소장은 “유해 야생동물의 개체 수 조절을 위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이 필요하지만 소수의 전문가로는 쉽지 않다”면서 “‘바이오블리츠(BioBlitz, 일반인들이 함께 행사지역의 모든 생물 종을 찾아 목록을 만드는 과학 참여 활동)’의 활성화를 통해 수많은 시민의 눈을 빌려 24시간 감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환경과학부에 재학 중인 김현진 학생도 자신의 고등학생 시절 경험한 조류들의 '윈도우 킬(Window Kill)' 해결 사례를 들며 “한정된 예산으로 어디에 도트 필름을 붙여야 할지 고민하던 중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신고로 북한산을 바라보고 있는 창문에서 가장 많은 윈도우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시범공사 후 3년 동안 해당 지역에서는 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하면서 “야생동물의 관리를 위해서는 시민들의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승애 대표는 “동물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전 국민의 가치관이 어디에 뜻을 두고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북극에서는 북극곰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죽어가고 있다. 북극곰이 죽는다고 우리가 무슨 상관이냐는 의견도 있다. 올해 유럽에서는 이상 고온 때문에 7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북극곰은 최전선에서 먼저 죽는 것뿐이다”라고 역설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공우석 교수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동물이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 있다”면서 “사람을 중심으로 동물들을 보는 관점에서 이제는 동물들에 주체를 두고 우리가 객체가 되는 또 다른 눈을 가져야 비로소 인간과 도심 야생동물들이 공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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