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칩’으로 연간 2억 마리 ‘동물 희생’ 막는다

  • 이주선 기자
  • 2019.08.21 15:53

동물실험, 배양모델 대체 가능
시간·비용 절약, 연구 정확성 향상 등에 획기적

2016 다보스 포럼에서 미래를 바꿀 10대 기술에 선정된 장기칩 기술. (사진 WEF)/뉴스펭귄

인간을 위한 신약개발 등의 이유로 진행되는 임상실험 명목 아래 연간 2억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실험실에서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또 신약 한 종을 개발·판매하는 과정에서 평균 10년 이상 소요되고 약 2조 이상의 막대한 비용이 지출된다. 문제는 시간, 비용, 생명을 희생시켜 어렵게 상용화된 신약도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판매 중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
 
하지만 시간과 비용뿐만 아니라 윤리적 문제, 거기에 연구의 정확성 문제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이미 있다. 그 주인공은 ‘장기칩(Organ on a chip)’. 미세 공학과 세포생물학, 화학 등 다양한 기술을 결합해 개발한 신개념 인체 모사 모델이다.

장기칩은 반도체의 나노·마이크로 기술을 이용, 인체 장기조직과 유사한 환경을 3차원으로 모사해 실제 인체조직과 가장 비슷하게 구현했다. 이 칩으로 기존의 동물실험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임상 연구의 성공률을 향상시켜 신약개발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는 장기칩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허동은 펜실베니아대 바이오공학과 교수가 개발한 폐모사칩(Lung on a chip)이다. 폐모사칩은 폐의 기계적인 운동과 혈관, 혈류 등을 모사한 칩으로, 폐에서 일어나는 염증 및 면역반응 등 복잡한 생리학적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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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시간과 비용, 연구결과의 불확실성까지 크게 줄일 수 있는 장기칩 기술은 현재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 정부는 2012년부터 NIH(미 국립보건원), FDA(미 식품의약국) 등을 통해 연간 수백억을 장기칩 연구에 지원하고 있으며 네덜란드와 독일도 정부 주도의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역시 서울대학교 연구실 벤처 기업 큐리오칩스가 2017년부터 장기칩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장기칩 기술은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미래를 바꿀 10대 기술에 선정된 바 있다. 장기칩 기술이 가진 잠재성을 국제경제를 이끌어가는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 등이 인정한 것이다. 미세 공학, 생물학,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통합된 집적 시스템 장기칩 기술은 큰 잠재성과 경제적 효과 등이 기대되는 만큼 향후 기술 발전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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