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Ⅰ급 '풍란', 성산일출봉에 꼭꼭 숨어 있었네

  • 이재형 기자
  • 2019.07.25 16:42

국립생물자원관, 드론으로 근접 촬영 성공…40여 개체 자생

성산일출봉에서 발견된 야생 풍란의 모습 (환경부 제공)/뉴스펭귄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5월과 7월 무인항공기(드론)를 활용해 제주도 성산일출봉 외벽에 풍란이 분포하고 있음을 처음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풍란은 바위나 나무에 붙어 자라는 상록성 난초다. 과거 무분별한 채취로 개체 수가 급감해 환경부는 1998년부터 풍란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현재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섬 지역에만 야생 개체군이 남아 있는데 개체 수는 1000여개에 불과하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성산일출봉 외벽에 풍란과 나도풍란이 분포할 것으로 추정했으나 접근이 어려워 확인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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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선상에서 무인항공기를 띄워 성산일출봉 외벽지역을 정밀 근접 촬영해 풍란을 찾아냈다.

이번에 발견한 풍란은 약 40개체에 달하며 제주도 성산일출봉 외벽의 사면에 큰 군락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30개체가 꽃이 피우는 등 개체군 전체가 건강한 편이었다.

연구진은 “멸종위기종은 주로 절벽, 습지 가장자리, 고산지역 암벽 등 사람의 접근이 불가능한 곳에 분포해 그간 조사에 난항을 겪었다”면서 “무인항공기를 활용하고부터 새로운 개체군과 생육상태 등을 조사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부터 멸종위기 야생식물 관찰에 무인항공기를 활용해왔다. 이를 통해 낙동강의 가시연과 강원도 석호의 순채, 제주도 검은별고사리의 개체군 분포와 크기 변화에 대한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었다.

지난 5월에는 무인항공기로 고창 선운산과 거제 해금강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석곡을 촬영했다. 석곡은 5월에 개화하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 나무나 바닷가 절벽에 서식한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정확한 위치와 생태정보를 얻을 수 있는 무인항공기 촬영과 같은 첨단기술을 향후 생물자원 연구에 꾸준히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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