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멸종위기 ‘검은머리갈매기’ 15마리, 인천 송도에 방사

  • 송철호 기자
  • 2019.07.17 13:37

국립생태원, 검은머리갈매기 알 40개 너구리 등 위협에서 구조
인공부화 및 자연적응훈련 거쳐 15마리 선별·방사

인공육추 중인 검은머리갈매기(사진 환경부 제공)/뉴스펭귄

환경부와 인천시, 국립생태원은 오는 18일 오전 11시부터 인천 송도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갈매기 15마리를 야생으로 방사한다고 17일 밝혔다.

검은머리갈매기는 세계자연보존연맹(IUCN)에서도 취약(VU, Vulnerable)으로 기재(야생에서 몇 달이나 몇 년 안에 높은 멸종위기에 처하게 됨을 의미)된 국제적 멸종위기 종으로 전 세계에 1만4000여마리 밖에 살지 않는다. 해안 갯벌이나 강 하구에 서식하며 인천 송도에 우리나라 전체 개체수의 약 95%인 600여쌍이 찾아와 번식한다.

이번에 방사하는 검은머리갈매기 15마리는 지난 5월 10일 인천 송도 9공구 매립지에서 구조한 알 40개 중 인공 부화 및 육추에 성공한 31마리에서 선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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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생태원 동물복원1팀은 인천 송도 매립지에서 검은머리갈매기 생태조사 중 너구리와 까치가 검은머리갈매기의 알을 먹는 것을 확인하고 40개 둥지에서 알 1개씩, 총 40개를 경북 영양에 위치한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이송했다.

인천 송도 매립지는 국내에서 번식하는 검은머리갈매기의 95%가 서식하는 핵심지역으로 이번에 알을 구조한 지역의 200개 둥지 중 구조된 알 40개를 제외하고 많은 둥지의 알이 너구리, 까치 등에게 잡아먹혔다.

백현 인천시 환경녹지국장은 “인천은 남동유수지의 저어새, 강화갯벌의 두루미, 송도갯벌의 검은머리갈매기 및 알락꼬리마도요 등 멸종위기 조류의 중요한 서식지 및 번식지”라며 “잘 보전해 인천을 생태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이번에 방사하는 검은머리갈매기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비행 및 먹이사냥, 동종인식 등 자연적응 훈련을 실시했고 지속적인 관찰을 위해 개체표지용 유색가락지와 인공위성추적기를 부착했다.

동종인식 훈련은 방사 이후 검은머리갈매기가 기존 야생개체군에 원활히 합류할 수 있도록 서울동물원에서 멸종위기종복원센터로 옮겨온 검은머리갈매기 어른새와 방사될 검은머리갈매기를 합사해 이루어졌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방사 개체에게 개체표지용 유색가락지를, 자연적응 훈련 결과가 가장 좋은 2마리에 태양광 충전 위치추적기를 부착해 방사한다. 이를 통해 국내외 서식지 이용 현황, 번식지-월동지간 이동경로 및 생존율 등의 자료를 수집·분석해 검은머리갈매기의 서식지 내 복원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호중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이번에 방사된 검은머리갈매기가 성공적으로 잘 살아가길 바란다”며 “검은머리갈매기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에 처한 많은 조류들이 보전되고 개체수가 늘어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도 “이번 방사는 지난해 10월 말에 발표한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2018~2027년)’에 따라 종복원 연구를 시작한 첫 사례”라면서 “앞으로 멸종위기종복원센터가 멸종위기종 보전 연구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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