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살된 코끼리 사체 먹고 떼죽음 '아프리카독수리 500마리'

  • 이병욱 기자
  • 2019.06.25 15:01

IUCN 분류 멸종위기종, 심각위험종에 속하는 독수리들
인간이 독살한 코끼리가 독수리들의 먹이가 돼 '함께 죽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등급 취약(VU)종으로 분류한 케이프독수리(Cape Vulture)/뉴스펭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등급 취약(VU)종으로 분류한 케이프독수리(Cape Vulture)/뉴스펭귄

인간의 탐욕이 코끼리를 죽이고, 독수리까지 희생시키는 일이 아프리카대륙에서 끊이질 않고 있다. 밀렵꾼이 독살한 코끼리의 사체가 독수리의 먹이가 되고, 결국 독수리도 떼죽음을 당하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

지난해 아프리카 남부지역 국가인 보츠와나에서 독수리 약 540마리가 떼죽음한 사건도 이같은 사례의 하나다. 

사건이 알려진 것은 지난해 6월 하순 CNN의 보도가 계기가 됐다. CNN은 이달 24일(현지시간) 보츠와나 동부 야생동물보호지역에서 밀렵꾼에 의해 독살된 코끼리 3마리의 사체를 먹은 멸종위기종 독수리 537마리와 초원독수리 2마리가 죽었다고 보도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사진 구글 지도)/뉴스펭귄

'희생된' 독수리는 아프리카흰등독수리 468마리, 모자쓴독수리 28마리, 흰머리검은독수리 17마리, 주름민목독수리 14마리, 케이프독수리 10마리 등이다. 모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멸종위기종 혹은 심각위험종으로 분류한 개체들이다.

2013년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도 같은 이유로 독수리를 포함한 조류 500마리 이상이 희생됐다.

보츠와나 정부는 이에 앞서 코끼리 사냥 금지령을 5년 만에 해제했고, 이것이 독수리 떼죽음의 단초가 됐다. 보츠와나 환경자연자원보존관광부는 코끼리 사냥을 허용하는 이유에 대해 "코끼리 개체 수가 늘어나 인간과 충돌하는 횟수가 늘고 피해 역시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야생동물재단(AWF) 관계자는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먹이로 삼는 독수리 덕분에 환경이 깨끗하게 유지되고 전염병 확산이 최소화된다"면서 "밀렵꾼들의 코끼리 독살은 환경에 위험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