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정착" 멸종위기 양비둘기 지역간 이동 첫 확인

  • 이후림 기자
  • 2021.11.24 17:05
양비둘기 (사진 국립생태원 조류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집비둘기와 경쟁에서 밀려 멸종위기에 처한 토종텃새 새로운 서식지가 밝혀졌다. 일부는 북한으로 건너간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양비둘기 전국 서식범위를 조사한 결과, 기존 전남 구례군 지역 60여 마리에 이어 경기도 연천 임진강 일대에서도 80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연천군 임진강 주변 무리를 지어 먹이를 먹는 양비둘기 (사진 국립생태원 조류팀)/뉴스펭귄

멸종위기종복원센터 조류팀 연구진이 확인한 임진강 일대 새로운 번식지는 총 3곳으로 교각 2곳과 댐 1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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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비둘기는 최소 2~3마리에서 최대 30여 마리가 무리 지어 생활하고 있었다. 낮에는 임진강 주변 물가나 풀밭에서 먹이활동을 했고 밤에는 교각 틈이나 구멍을 잠자리로 이용했다.

연구진은 무리 중 1마리에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결과 해당 개체가 북한지역으로 이동해 정착한 것도 확인했다.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양비둘기 (사진 국립생태원 조류팀)/뉴스펭귄

북한으로 이동이 확인된 개체는 올해 5월에 부화한 어린 양비둘기다. 녀석은 8월 20일까지 임진강 번식지 주변에서 서식한 뒤 다음 날인 21일 북한 강원도 강화군 임남댐 인근 서식지까지 약 70km를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개체는 11월 3일까지 동일 지역에 서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가 아닌 한 장소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텃새 양비둘기가 원서식지를 떠나 새로운 서식지에 정착한 사례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그간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양비둘기가 다른 집단과 교류할 것이라는 예측이 명확하게 증명됐다는 입장이다.

연구진은 "무리로 생활하는 양비둘기 특성을 고려했을 때 북한으로 이동한 개체와 함께 연천 지역 다른 양비둘기 무리도 이동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이는 개체군 단위의 확산 또는 미성숙한 새의 분산 이동을 통해 지역 집단 간 교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천 양비둘기의 서식지 및 이동경로 (사진 국립생태원 조류팀)/뉴스펭귄

조도순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가 멸종위기종 양비둘기 서식지와 개체군 보전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바라며 앞으로 양비둘기의 성공적인 복원을 위해 관련 연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1980년대까지 전국적으로 분포했던 토종 텃새 양비둘기는 집비둘기와 잡종화 및 경쟁으로 순종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해 2017년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됐다. 현재 전남 구례, 고흥 및 경기도 연천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되며 국내에는 14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년에 4번이라는 엄청난 번식력을 자랑하는 집비둘기와 달리 양비둘기는 대부분 1년에 1번 꼴로 번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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