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피해로 벌 자손 급감, 피해 누적 현상 입증

  • 임병선 기자
  • 2021.11.24 11:49
(사진 Oregon State University)/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살충제 피해가 벌에게 장기간 누적돼 나타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진은 살충제에 벌 번식이 급감하고, 그 피해는 누적돼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살충제를 당장 줄이더라도 번식 감소 현상은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논문은 30일(현지시간)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2년 간 실험을 통해 벌이 이미다클로프리드라는 살충제 노출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했다. 실험 대상 벌 종은 과수원뿔가위벌(학명 Osmia lignaria)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미다클로프리드는 네오니코티노이드라는 종류의 살충제 중 하나다. 네오니코티노이드는 벌에 큰 악영향을 미치는 게 확인돼 EU에서는 금지됐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등에서는 여전히 시판 중이다.

연구진 조사 결과, 유충 상태일 때 이미다클로프리드에 노출된 벌은 화학물질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비교군 벌에 비해 자손이 20% 더 적었다. 또 성충일 때만 노출된 경우는 자손이 30% 적었다. 

공백 기간을 두고 2년 간 노출됐을 때, 벌이 입는 살충제 피해는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충 상태일 때 살충제에 노출되고, 한 해가 지나 성충 상태일 때 다시 노출된 경우 자손 감소율은 44%에 달했다.

살충제는 수컷과 암컷 성비와 벌이 벌집을 짓는 비율 등에 영향을 미치는데, 이를 고려하면 자손이 줄어드는 비율은 비교군에 비해 71%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 주저자 클라라 스털리그로스(Clara Stuligross)는 "2022년에 살충제 사용이 금지되더라도 2021년에 살포한 바에 따라 여전히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며 "작물 수분을 준비하는 유충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영향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선행 연구를 통해 이미다클로프리드가 야생 조류 체중을 감소시키고, 이주 속도를 늦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