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가꾸기'가 '보여주기식' 나무심기와 다른 점은?

  • 조은비 기자
  • 2021.11.25 12:23
'1사 1숲' 행사에서 나무를 심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식목일이면 전국 방방곡곡에서 나무심기 행사가 열린다. 그야말로 연례행사다.

또 미세먼지가 짙어지면 나무심기, 기후위기 대응으로 나무심기, ESG경영 차원에서 나무심기... 이처럼 연중 사방에서 심은 나무들은 얼마나 잘 자라고 있을까?

전문가들은 나무심기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꾸기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는 일부 나무심기 보다는 심은 나무를 숲으로 가꿔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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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유역환경청(이하 금강청)은 이런 문제의식을 감안, 지역의 녹색기업들과 함께 '탄소중립 1사 1숲 가꾸기' 사업을 전개해 주목받는다. '1사 1숲'사업은 그동안 흔히 있어왔던 나무심기 행사와 다르게 운영된다.

기본 골격은 금강청이 수계기금으로 마련한 매수토지에 기업이 나무를 심고, 5년간 가꿔 숲을 만드는 방식이다.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숲을 가꾸는 것이 목표. 

금강청 상수원관리과 최진영 전문위원은 "1사 1숲 사업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행사를 위한 행사로 끝나는게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나무를 가꿔가느냐가 관건"이라며 "기업들도 이 부분에 동의하고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풀베기와 물주기 등 기본적인 작업을 꾸준히 수행한다.

숲 조성을 위해 제공된 토지는 식재된 수목과 함께 5년 뒤 금강청에 반환된다. 이후에도 '1사 1숲' 사업에 참가하려면 나무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해당 기간 동안 나무를 관리해온 실적을 토대로 추가 제공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강청이 제공한 매수토지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금강청과 기업들은 '1사 1숲' 사업을 추진하기에 앞서 지난 3월 간담회에서 미세먼지 저감, 2050년 탄소중립 등 필요성을 공유했다. 이어 5월 17일에는 기업이 자체예산으로 나무를 구매할 것과, 5년간 관리를 도맡을 것을 규정한 내용을 토대로 협약식을 진행했다.

긴 준비기간을 거친 '1사 1숲' 사업은 이달 16일 충북 옥천군과 영동군 일원 두 곳에서 첫 삽을 떴다. 앞으로 기업들은 최소 5년간 이 나무들을 관리할 책임을 지게 됐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먼저 나무심는 요령에 대해 설명을 듣고, 각 기업별로 약 1000㎡ 면적으로 나눠진 구역에서 활동했다.

기업별로 할당된 구역이 다르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참가자들이 나무심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한솔제지 천안공장 참가자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정종선 금강청장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살리기 위해서 나무를 심는다고 생각하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나중에 또 시간이 지나 이 장소에 와서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우리가 더 행복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정종선 금강유역환경청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금강청과 옥천군, 대전충남환경보존협회를 비롯해 참가한 기업은 15개사로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한솔제지 천안공장, 한화 보은사업장, 해태에이치티비,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풀무원녹즙 증평공장, 로옴코리아, 유한양행 오창공장 등이 있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심겨진 수종은 이팝나무, 느릅나무, 산사나무, 팽나무, 느티나무, 소나무 등으로 옥천지역에서 370그루, 영동지역에서 260그루로 총 630그루가 심겨졌다.

이 나무들은 한 그루당 연간 23~44㎏ 규모 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탄소제거에 효과적인 수종들이다.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사진 금강유역환경청)/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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