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자갈 아니야?" 짝퉁 돌 '파이로플라스틱'의 습격

  • 이후림 기자
  • 2021.11.24 08:00
파이로플라스틱 (사진 플리머스대학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가짜 조약돌 '파이로플라스틱'이 영국 해변에서 포착되고 있다.

영국 노스웨일즈라이브 등 현지언론은 영국 해변에 자갈처럼 보이는 가짜 돌 '파이로플라스틱(pyroplastics)'이 쏟아지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관상 실제 돌과 구분이 어려운 파이로플라스틱이 확대될 조짐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파이로플라스틱은 플라스틱 조각이 녹거나 소각돼 바다에 버려지면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바다에 떠다니면서 천천히 돌과 비슷한 색상인 회색을 띠게 되며 표면 또한 매끄러워져 전문가들도 외관상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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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해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처럼 보이는 탓에 그간 쓰레기라는 의심을 피해온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영국 플리머스대학교 연구진이 콘월주 일대 해안가에서 채취한 파이로플라스틱 외관을 살펴보면 실제 해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조약돌 외형과 흡사하다.

타이윈 해변 인근에서 관찰된 파이로플라스틱 (사진 타이윈해변보호 'Hilary Rowlands')/뉴스펭귄

지역환경단체 '타이윈해변보호(Tywyn Beach Guardians)' 측은 "웨일즈 타이윈 주변 해변에서 파이로플라스틱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며 "환경과 해양생물 모두에게 위험하다. 장기적인 관점으로는 이 가짜 돌들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돼 해양생태계 전반 먹이사슬을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파이로플라스틱은 2019년 플리머스대학교 앤드류 터너(Andrew Turner) 박사가 처음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당시 영국 콘월주 해안가에서 파이로플라스틱 수천 개가 발견돼 화제가 됐다.

연구진이 X-ray 및 적외분광계를 통해 분석한 결과 이 가짜 돌들은 가장 일반적인 플라스틱 형태인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으로 구성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납과 크롬이 함께 발견되기도 했다.

파이로플라스틱 (사진 플리머스대학교)/뉴스펭귄
파이로플라스틱 (사진 플리머스대학교)/뉴스펭귄

당시 앤드류 터너 박사는 "현재 파이로플라스틱에서 발견되는 화학물질 중 일부는 적어도 1960년대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후 전 세계에서 파이로플라스틱 샘플을 채취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는 영국 바다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양생물이 이 플라스틱을 섭취할 경우 중금속이 먹이사슬로 들어와 인간을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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