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석포제련소, '카드뮴' 오염수 낙동강 반복 유출 현장

  • 임병선 기자
  • 2021.11.23 17:22
낙동강을 끼고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파랑색과 빨강색 점은 환경부가 카드뮴 유출 정밀조사한 지점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국내 종합비철금속기업 영풍이 낙동강에 카드뮴을 불법배출해 환경부로부터 281억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환경부는 수년간 카드뮴 오염수를 낙동강 최상류에서 불법방류한 영풍 석포제련소에 과징금 281억 원을 부과했다고 23일 밝혔다. 영풍은 종합비철금속기업으로 국내 최대 아연 제련사이며, 카드뮴은 중금속 발암물질이다.

당국은 이와 함께 석포제련소에서 확인한 유출 현장 사진을 공개했다. 환경부는 앞서 현장점검을 통해 영풍 석포제련소 내에서 카드뮴 공정액이 바닥에 떨어지거나 흘러넘치는 실태를 적발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제1공장에서 카드뮴 포함 공정액이 새나오거나 용기 혹은 시설에서 넘치고 흘러내린 상태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공정액이 유출돼 콘트리트가 변색됐다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천장에서 내려온 배관을 통해 공정액을 유출해 토양 및 지하수가 오염됐다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공정 바닥 내 벽돌과 라이닝 부식・파손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이번 행정조치는 앞서 2019년 11월 개정된 '환경범죄 등의 단속 및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첫 과징금 부과 사례다. 환경부는 이번 과징금 부과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 아래 결정됐다고 밝혔다. 특히 환경부 조사 결과 석포제련소에서 불법배출한 카드뮴이 차례대로 공장 바닥, 토양, 지하수를 거쳐 낙동강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앞서 환경부는 영풍이 경북 봉화군에서 운영 중인 석포제련소 인근 하천에서 카드뮴이 하천수질기준을 최대 2배 초과하는 것을 2018년 12월부터 4개월 간 감지했다. 이에 환경부는 카드뮴 발생 원인 조사를 위해 석포제련소 인근 낙동강 수질을 2019년 4월 측정하고 2019년 8월부터는 대구지방환경청을 통해 약 1년 간 과학적으로 유출 여부와 경로를 파악하는 등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카드뮴 유출 원인은 석포제련소임을 확인했다. 

당국 조사 결과, 공장 내 지하수에서는 지하수 생활용수 대비 카드뮴 수치가 최대 33만 2650배 검출됐고 하천 바닥에 스며드는 액체에서는 최대 15만 4728배의 카드뮴이 나왔다.

환경부가 밝힌 영풍 석포제련소 내 위반사항 현장점검 결과 (사진 환경부)/뉴스펭귄

환경부는 영풍이 카드뮴 유출을 중단하기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단순히 유출된 카드뮴 중 일부만 회수하는 방식으로 일관하는 등 지속적인 카드뮴 오염을 유발한 것으로 판단하고,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김종윤 환경부 환경조사담당관은 "과징금 부과 후에도 낙동강 수질 및 수생태계 보전을 위해 영풍 석포제련소에 대한 지도·점검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영풍 석포제련소에서 카드뮴의 낙동강 불법배출을 지속할 경우, 제2차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풍은 이번 과징금 부과 발표 이후 해명자료를 내 "과징금 부과와 관련해 지역사회 주민들께 죄송하다"면서도 일부 사실에 대해서는 반박했다. 대표적으로 '유출 중단을 위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노력이 없었다'는 지적과 관련, 업체 측은 "제련소는 습식공장 하부 바닥 내산타일 전면 교체 등 삼중 안전망, 빗물 저류조와 이중 옹벽조 정비, 배수로 등 집수로 개선을 이미 완료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장부지 내 오염된 지하수가 낙동강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430억 원을 들여 1·2공장 외곽 하천부지 지하에 '지하수 차집시설'을 설치하고 있다"며 "빗물 등 비점오염원 수질오염을 차단하기 위한 저감시설을 추가로 확충하는 등 환경오염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풍은 앞서 18일 해당 시설에 대해 자신들이 운영하는 네이버 포스트를 통해 '“430억짜리 벽?" 지하수 수질보호를 위해 이것 설치한 대기업 근황'이라는 홍보 자료를 내논 바 있다.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