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고구마떡' 매너티, 올해만 천 마리 이상 떼죽음

  • 이후림 기자
  • 2021.11.19 12:53
매너티무리 '본문과 상관없는 이미지' (사진 'See Through Cano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바다 고구마떡' 혹은 '바다 인어'라고 불리는 멸종위기종 매너티가 미국 플로리다에서 떼죽음을 당했다.

플로리다어류및야생동물보호위원회(FWC)는 2021년 멸종위기종 매너티 사망률 통계보고서를 1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연안에서 올해에만 매너티 1003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이는 비정상적인 사례로 지난해 매너티 498마리가 폐사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뿐만 아니라 1970년대 매너티 사망률을 보고하기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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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6년 간 매너티 사망률 (사진 FWC 사망률 통계보고서 캡처)/뉴스펭귄

전문가들은 떼죽음 현상 주원인으로 '식량부족으로 인한 굶주림'을 꼽았다. 플로리다매너티에게 필수적인 식량 공급원인 해초가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

조사에 따르면 따뜻한 수온을 좋아하는 매너티에게 인기 있는 서식지였던 인디언강석호(Indian River Lagoon) 내 해초가 지난 11년 동안 무려 58% 사라졌다. 올해 가장 많은 매너티 320마리가 사망한 채 발견된 장소 역시 이곳이었다.

필수 식량 공급원인 해초가 사라지는 원인은 적조현상 때문이다. 적조는 폐수, 미세 플라스틱 혹은 독성 화학물질이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면서 발생한다. 물 표면을 가리고 햇빛을 차단해 결국 해초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플로리다대학교 수의과 마이클 월시(Michael Walsh) 부교수는 "매너티 사망률 급증은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단순히 매너티만의 문제가 아닌 해양생태계 전반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조사를 근거로 매너티 멸종위기 적색목록 등급을 다시 상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매너티 (사진 플로리다TV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한편 FWC는 2017년 플로리다매너티 개체군 증가와 서식지 개선을 이유로 적색목록 등급을 '멸종위기(Endangered)'에서 '준위협(Threatened)'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이에 플로리다주 템파동물원 측은 "등급을 하향조정한다고 해서 식량 부족, 서식지 손실, 오염, 기후위기 등 매너티가 직면한 위협이 제거되지는 않는다"면서 "올해에만 매너티 1000마리 이상이 죽었다는 사실이 매우 걱정스럽다. 매너티 떼죽음은 앞으로 몇 년 간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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