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상식한 성행위로 망가지고 있는 스페인 모래언덕

  • 이후림 기자
  • 2021.11.21 00:05
마스팔로마스 사구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스페인 자연보호구역이 관광객들의 몰상식한 성행위로 환경파괴 위기에 처했다.

캄비오글로벌해양연구소(Instituto de Oceanografía y Cambio Global) 연구진은 스페인에 위치한 카나리아제도 내 자연보호구역 마스팔로마스(Masplomas) 사구에서 성관계 장소 298군데가 발견됐다는 연구결과를 9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환경관리저널(Journal of Environmental Management)에 게재했다.

마스팔로마스 모래언덕은 카나리아 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 명소 중 한 곳으로 법적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장소다. 아프리카와 유럽을 오가는 새들의 휴식처이며 중요한 야생동물 서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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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자연보호구역에서 무려 298개의 성관계 장소가 발견됐다. 주로 덤불이 많고 빽빽한 초목지대나 모래언덕의 움푹 팬 곳이었으며 일반인 출입이 금지된 구역 안에서도 이 같은 '스팟'은 56개나 발견됐다.

마스팔로마스 사구에 관광객들이 만들어 놓은 성관계 장소 (사진 Patrick Hesp)/뉴스펭귄

조사에 따르면 관광객들은 단지 성관계를 위해 모래언덕 초목을 짓밟고 식물과 모래를 제거하며 나뭇가지를 잘라 울타리나 둥지를 만들었다. 이들이 짓밟은 식물 중에는 섬 토종식물 8종과 고유종 3종도 포함돼 있었으며 이 같은 행위에 직접적 영향을 받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울타리 안에 담배, 콘돔, 화장지, 물티슈, 캔을 포함한 쓰레기를 버리고 배뇨 및 배변까지 서슴지 않았다. 자연보호구역 모래언덕이 개인 화장실로 쓰인 셈이다.

논문 저자 패트릭 헤스프(Patrick Hesp) 교수는 비단 식물, 모래뿐 아니라 동물들도 직접적인 방식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성관계 장소 298곳을 녹색 점으로 표시했다 (사진 환경관리저널)/뉴스펭귄

교수에 따르면 섬 고유종 카나리아제도검은코도마뱀(Gran Canaria giant lizard)이 최근 관광객이 버리고 간 콘돔을 섭취한 뒤 죽은 채 발견됐다.

헤스프 교수는 "성관계를 중단하라고 요구하지는 않겠다. 다만 적어도 사람들이 이 같은 행위로 인한 피해를 인식했으면 한다"며 "한 커플이 해변에서 성관계를 갖는 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매일 같은 지역에 수백 명이 모여 그런 행동을 하는 건 오프로드 주행만큼이나 모래언덕을 심하게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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