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시스템002 정상 가동' 태평양 쓰레기섬 해결 첫 발걸음

  • 조은비 기자
  • 2021.10.30 00:05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시스템002 (사진 The Ocean Cleanup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전 세계 해양쓰레기를 제거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가진 환경단체가 있다.

네덜란드 비영리단체 오션 클린업(Ocean Cleanup)이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 쌓인 해양쓰레기 2만8659kg을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끌어올려진 해양쓰레기 (사진 The Ocean Cleanup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는 원형으로 순환하는 해류와 바람으로 인해 전 세계 각지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모여 형성된 쓰레기 더미를 뜻한다. 전 세계 해양 표면의 약 0.5%에 해당하지만, 해양에 떠 있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50% 이상을 포함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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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 클린업이 개발한 시스템002는 최근 2개월 반 동안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배가 양측에서 그물을 U자로 펼쳐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이렇게 수거된 쓰레기는 재활용을 하기 위해 분류 작업을 거치게 된다. 수거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약 95%로 예측되고 있다.

U자로 그물을 펼쳐 해양쓰레기를 수거한다 (사진 The Ocean Cleanup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시스템002로 끌어올린 해양쓰레기를 분류하고 있다 (사진 The Ocean Cleanup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오션 클린업 설립자 보얀 슬랫(Boyan Slat)은 "처음부터 우리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솔직히 말해서 나도 우리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여러 번 의심했다. 몇 번은 돈이 거의 바닥날 뻔했고, 테스트에도 계속 실패해왔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이어 시스템002가 해양쓰레기 수거에 성공했던 상황을 언급하며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가장 행복했던 때"라고 소감을 전했다.

System 002 in action

Drone footage of the retention zone of System 002 filling up nicely on September 19.

게시: The Ocean Cleanup 2021년 9월 21일 화요일

오션 클린업은 과거부터 해양쓰레기 수거장치 개발에 주력해왔다.

이들은 '2040년까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90%를 제거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우고 5년의 연구에 걸쳐 2018년 해양쓰레기 수거장치를 개발했지만 실패했고, 2019년 장치를 보완해 쓰레기를 수집하는데 성공했지만, 제거 규모가 턱없이 적다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이 밖에도 많은 전문가들은 오션 클린업이 개발하고 있는 장치가 해양생물을 함께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와, 궁극적인 해결법은 해양쓰레기 제거가 아니라 유입을 막는 것이라는 지적을 제기해왔다.

이에 오션 클린업 측은 해양생물이 쓰레기 수거 중에 함께 걸려들더라도 충분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저속으로 속도를 조정했고, 수거 상황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카메라를 비롯해 탈출 경로 확보, 조명 장치 등 시스템을 마련해 피해를 방지했다.

System 002 and Marine Life

Our ocean system is designed to catch floating plastic, not marine life. Here’s how: - The system is towed at a very slow and constant speed of max 1.5 knots (think: half of a normal walking speed), so marine life can easily swim in, out, and around the system (see video) - We designed the system to have various mitigation measures: a quick release system, escape routes, cameras in the retention zone, lights, etc. - Protected Species Observers, marine biologists, and other crew are on board to monitor, report, and advise on marine life interactions

게시: The Ocean Cleanup 2021년 9월 29일 수요일

쓰레기 유입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한 답변도 공식 SNS에 올렸다. 이들은 "플라스틱 유입을 막으면 대부분의 바다는 스스로 정화되지만,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가 그곳을 청소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보얀 슬랫은 공식 트위터에 시스템002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에서 끌어올려 분류해둔 쓰레기 종류를 소개하는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The Trash Tour

Boyan gives a 'trash tour' of the strangest objects we recovered from the Great Pacific Garbage Patch.

게시: The Ocean Cleanup 2021년 10월 26일 화요일

소개된 쓰레기에는 워터볼 연필꽂이, 마네킹, 칫솔, 썰매, 스쿠버다이빙 관련 장비 등이 포함됐다. 그는 워터볼 연필꽂이를 들어 올리면서 "가짜 바다에 있는 물고기를 진짜 바다에서 찾아낸 것이 조금 이상하다"고 말했다.

(사진 The Ocean Cleanup 공식 페이스북 캡처)/뉴스펭귄

이들은 이번 성공 소식을 시작으로, 앞으로 태평양 거대 쓰레기 지대를 비롯해 전 세계 해양에 떠다니는 쓰레기 제거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더 많은 양을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003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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