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후 사라질지 모를 ‘아프리카코끼리’

  • 홍민영 기자
  • 2019.05.17 15:58

아프리카 지역 난개발의 영향, 60년새 60% 급감
서식지 파괴, 밀렵 등 인간의 손에 의해 속절없이 사라져

코끼리 무리. (픽사베이 제공)/뉴스펭귄

아프리카코끼리는 사하라사막 남쪽의 사바나, 계곡, 관목림 등에 주로 서식한다.

수컷의 경우 몸길이 6~7.5m에 체중 6톤까지 나가 현존하는 육상동물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한다. 나이가 많은 암컷을 리더로 두고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습성이 있다. 수명은 50~70년 정도다. 

거대한 덩치와 그에 걸맞는 힘, 날카로운 상아를 가지고 있어 아프리카 내에서는 천적이 거의 없다. 사자나 코뿔소조차도 코끼리를 보면 슬금슬금 도망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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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 사자 무리가 코끼리를 사냥했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는데, 이는 거의 새끼코끼리의 경우다. 그나마 새끼코끼리가 아주 드물게 무리에서 벗어나거나 병들지 않는 이상 잡기 어렵다. ‘아프리카의 왕’은 사자가 아니라 엄연히 코끼리다.

자연 상태에서는 병에 걸리지 않는 이상 코끼리가 '돌연사' 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럼에도 최근 코끼리 수가 급감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인간 때문이다. 

(픽사베이 제공)/뉴스펭귄

아프리카코끼리의 서식지는 난개발이 진행되면서 1959년 대비 59%가 줄었다. 갈 곳을 잃은 코끼리들은 꼼짝없이 굶어죽거나 밀렵꾼의 사냥감이 됐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06년 55만마리였던 아프리카코끼리가 2016년 41만5000마리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탄자니아에서만 2007~2017년 6만6000마리가 사라졌다. 

상아는 탄자니아에서 동남아시아를 거쳐 중국, 태국 등으로 수출된다. 상아 최대 밀수국인 중국에서 상아는 1kg당 100달러 선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아 거래는 불법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은 1989년 일찌감치 상아 거래를 전면 금지시켰다. 그럼에도 아직 밀렵꾼에 의한 코끼리 사냥을 막지 못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뉴스펭귄

코끼리는 똑똑한 동물이다. 무리의 습성을 교육을 통해 전달할 줄 알며 감정도 풍부하다. 동료가 죽으면 장례를 치르는 것처럼 시신 주변을 빙글빙글 돌거나 죽은 장소를 기억했다가 해마다 반드시 들르는 무리도 있다.

이처럼 영리하다보니 밀렵꾼에 의해 부모를 잃은 새끼코끼리는 자라서도 그 모습을 잊지 못하고 정신질환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심지어 최근에는 밀렵꾼의 총을 피하기 위해 상아 없이 태어나는 코끼리도 생기고 있다. 2016년 코끼리 연구·보호단체인 ‘코끼리의 목소리(Elephant Voices)’에 따르면 모잠비크 고롱고사 국립공원에서 서식하는 암컷 코끼리 중 30%는 상아가 없이 태어났다. 1977~1992년 코끼리의 90%가 밀렵꾼에게 죽을 당시 상아 없는 코끼리만은 살아남은 덕분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도 코끼리국립공원의 경우 98%의 암컷 코끼리가 상아 없는 종이다. 상아가 있어도 크기가 대폭 줄었다. 이 역시 밀렵꾼의 총을 피하기 위해 진화한 결과다.

코끼리는 상아를 이용해 먹이를 찾거나 적의 공격을 막는다. 동물보호운동가들은 “상아 없는 코끼리는 절름발이와 같다”고 분노한다. 밀렵꾼의 총에 맞느니 장애를 선택하는 코끼리의 이야기는 인간의 무분별한 욕망이 한 종의 미래에 얼마나 비참한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경고를 보낸다.

IUCN은 아프리카코끼리를 취약종(VU‧야생에서 멸종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음)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개체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등급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2017년 중국은 자국 내 상아 시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홍콩도 2021년까지 모든 상아 거래를 단계적으로 중단할 방침이다. 세계적인 상아 교역국인 영국 역시 상아 및 상아 가공품의 거래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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