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 학교서 입양한 새끼늑대 죽여... "개체수 줄이려고"

  • 이후림 기자
  • 2021.10.13 14:07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미국 한 고등학교에서 입양한 회색늑대 무리 중 일부인 새끼 8마리가 연방정부기관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미국 시애틀타임즈는 미국농무부(USDA)가 아이다호주에 위치한 팀버라인고등학교에서 2003년부터 입양해 보호해온 회색늑대 무리 새끼 8마리를 죽였다고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늑대 새끼들을 죽인 농무부 관계자는 어린 늑대를 죽이면 성체 늑대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판단해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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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농무부는 "아이다호와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강력한 통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면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팀버라인고등학교 학생들은 무차별적인 늑대 사냥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회색늑대 멸종위기종법 수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바이든 행정부에 보낼 준비 중이다.

학생들은 "뭔가 해야 한다.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이며 건전하지 않다"면서 "연방정부가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 늑대 새끼를 죽이는 것을 지지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한 태도"라고 비판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해당 고등학교는 2003년 처음으로 회색늑대 무리를 입양해 보호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살해된 새끼 8마리는 이들 후손인 것으로 추정된다.

미 농무부 관계자가 늑대 새끼들을 죽였다는 사실은 지역환경보호단체에 의해 밝혀졌다. 단체는 '회색늑대 사망 목록'이 담긴 문서를 최근 입수, 팀버라인고등학교와 함께 새끼 늑대를 죽이는 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단체는 톰 빌삭(Tom Vilsack) 농무부 장관에게 "새끼 늑대를 죽이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건전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다"며 "새끼들은 아이다호나 미국 서부 어느 곳에서도 가축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학살을 당장 중단하라"는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

한편 지난 4월 아이다호주는 회색늑대 개체 수를 1556마리에서 150마리로 90% 이상 줄이는 법안을 승인한 바 있다. 늑대 개체 수 증가로 축산업이 큰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많은 보존단체들이 이에 반대하며 연방정부를 고소했지만, 이를 막을 뾰족한 수는 없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 때 회색늑대 멸종위기종 보호법이 철폐돼 늑대 개체 수 관리가 각 주에 달려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가 개입하기 전까지 무분별한 사냥이 가능했던 것.

바이든 행정부는 멸종위기에 처한 종 목록에 회색늑대를 다시 등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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