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100마리도 안 남은 뿔제비갈매기 육산도 성장기

  • 임병선 기자
  • 2021.10.12 16:25
부모 뿔제비갈매기 품에 안긴 부화 7일차 새끼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구 상 100마리도 남지 않은 뿔제비갈매기가 올해도 한국 무인도에서 번식에 성공했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전 세계에 100마리도 남지 않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뿔제비갈매기가 전남 영광군 육산도에서 번식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2016년 국내에서 뿔제비갈매기가 발견된 이후 햇수로 5번째 번식이다.

부화 6일 차가 된 뿔제비갈매기 새끼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새끼 성장 과정 중, 부모 뿔제비갈매기는 인접 지역에 함께 사는 괭이갈매기들과 영역 다툼에서도 새끼를 지켜냈다. 새끼는 이제 성체 직전 단계에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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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육산도를 찾은 뿔제비갈매기 7마리는 지난해에도 같은 곳을 찾았던 개체로 확인됐다.

부모 뿔제비갈매기 품에 안긴 부화 7일 차 새끼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부화 21일 차가 된 뿔제비갈매기 새끼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부화 28일 차가 된 뿔제비갈매기 새끼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국립생태원은 큰제비갈매기와 교잡, 태풍 등에 의해 번식 어려움을 겪는 뿔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고해상도 사진 촬영과 가락지 부착을 통해 뿔제비갈매기 번식, 생태 등을 추적하고 있다.

생태원 측은 앞서 새끼 움직임이 둔화하자 일시적으로 상태를 확인한 뒤 둥지에 돌려놓는 등 위기상황에 대처했으며, 번식을 돕기 위해 뿔제비갈매기를 유인하는 새 모형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괭이갈매기 사이에서 새끼를 기르고 있는 뿔제비갈매기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뿔제비갈매기는 1937년 이후 63년 간 발견되지 않아 한때는 멸종된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에 중국 푸젠성 마츠 섬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고, 2016년 4월에는 육산도에서 국내 처음으로 발견됐다. 현재 밝혀진 뿔제비갈매기 번식지는 전 세계에서 한국, 중국 섬 지역 5곳뿐이다.

뿔제비갈매기는 검은 털이 눈 아래부터 머리 뒤까지 길게 자란 모양이 특징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 등급 중 가장 높은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종으로 분류됐다. 멸종 위협 요인은 사람의 개입, 기후위기 등이다.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 근처에 사는 괭이갈매기와 영역 다툼도 번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부화 36일 차에 접어든 새끼 (사진 환경부, 국립생태원)/뉴스펭귄

환경부는 "(뿔제비갈매기) 멸종을 막기 위해 중국, 대만 및 버드라이프 인터내셔널 등 국제기구 등 국제적으로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호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뿔제비갈매기에 대한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로 국내 집단의 특성, 월동지까지 이동 경로, 나아가 중국의 번식 집단과 관련성 등을 밝히기 위한 심층적인 생태연구를 지속해서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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