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이 기부한 옷은 아프리카에 가서 '쓰레기 산'이 됐다

  • 조은비 기자
  • 2021.10.08 13:47
가나 수도 아크라에 있는 중고의류시장에서 '호주를 사랑한다'고 적힌 티셔츠가 팔리고 있다 (사진 'The Environmental Disaster that is Fuelled by Used Clothes and Fast Fashion' 유튜브 채널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기부'한 옷이 아프리카에 가서 처치 곤란한 쓰레기가 되고 있다.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는 매주 약 1500만 개 중고의류가 도착한다. 인구가 약 3000만 명인 가나의 인구 절반에 가까운 물량 중고의류가 매주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들어온 중고의류는 리셀러들에 의해 시장에 되팔려 재활용되기도 하지만, 이중 약 40%는 상태가 좋지 않아 즉시 매립지로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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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중고의류 시장에서는 이 옷들을 '죽은 백인의 옷(Dead white man’s clothes)'이라고 부른다. 1960년대 중고의류가 들어왔을 당시 과소비로 인한 물량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이 사망하면서 들어오게 된 물건이라고 여겼기 때문에 이 같은 명칭이 붙게 됐다.

중고의류시장 전경 (사진 'The Environmental Disaster that is Fuelled by Used Clothes and Fast Fashion' 유튜브 채널 캡처)/뉴스펭귄

미국 매체 복스(Vox)는 아프리카에 막대한 양의 의류폐기물이 쌓이고 있는 상황에 ‘패스트패션’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지적했다.

소비자 기호에 맞춰 빠르게 대량생산되는 패스트패션은 중고로써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팔리지 않는 중고의류는 매립지로 향하게 된다.

매립지에 버려진 의류폐기물들은 쓰레기 산을 형성한지 오래다. 호주 방송사 ABC는 매립지 위로 가축들이 올라가 있거나, 해변 모래와 엉켜 제거가 힘들어진 의류폐기물들이 길게 이어져 있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매립지 위에 가축이 올라가 있다 (사진 'The Environmental Disaster that is Fuelled by Used Clothes and Fast Fashion' 유튜브 채널 캡처)/뉴스펭귄
한 소녀가 해변에 쌓인 의류폐기물을 잡아당기고 있다 (사진 'The Environmental Disaster that is Fuelled by Used Clothes and Fast Fashion' 유튜브 채널 캡처)/뉴스펭귄

아크라 폐기물 관리자 솔로몬 노이(Solomon Noi)는 지난 8월 ABC 뉴스에 "우리는 유럽, 미국 등에서 생산되는 섬유 폐기물의 투기장이 됐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한편 패션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생산해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전체 직물의 85%가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10년 동안 가나 의류폐기물 문제를 분석해온 OR 재단도 대부분의 의류 브랜드가 약 40%를 과잉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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