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원 로비에 있는 거대 괴생물 정체

  • 남주원 기자
  • 2021.09.20 00:05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에 따르면 해마다 쓰레기 배출량은 늘어나고 있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는 2019년보다 13.7% 늘어난 1998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배출됐다.

경북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진행 중인 '리사이클링 아트 플레이'(Recycling Art Play) 전시는 환경을 생각하는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현시점에 맞춰 재활용품을 이용한 예술작품을 선보인다. 리사이클링 아트는 단어 뜻 그대로 '재활용 예술'을 뜻한다.

하루에도 몇 개씩 사용하는 비닐봉투, 고물상에서 가져온 밥그릇과 수저, 건설현장에 버려졌던 철근과 콘크리트, 그리고 다시 사용되는 목재까지. 생활 속 쓰레기와 폐자재, 재생재료는 이병찬·심이성·이송준·이시영 작가의 손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전시기획운영실 측은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생각하는 재활용 예술 활동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변화를 꿈꾸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건강한 지구를 위한 생활실천은 나와 우리부터라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기간은 2021년 9월 1일부터 10월 20일까지다. 뉴스펭귄은 1편에서 이병찬·심이성 작가, 2편은 이송준·이시영 작가로 두 편에 걸쳐 해당 전시를 소개하고자 한다. 재생된 오브제들이 보여주는 예술적 변태를 함께 감상해보자.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방문자센터 로비를 들어서면 거미 같기도 하고 문어처럼 보이기도 하는 거대한 생물체가 천장 가득 자리를 잡고 있다. 

이병찬 작가의 설치작품 '생물'은 일상에서 습관적 또는 일시적으로 사용하고 버리는 비닐봉투가 기괴한 생물로 변태해 나타나는 모습을 표현했다. 

무심코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은 우리 삶의 터전을 훼손하고 있다. 일회용 비닐봉지는 완전히 썩는 데 짧게는 20년, 길게는 500년 이상 걸린다. 국내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량은 2017년 기준 220억 장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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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은 자연 속 동물, 곤충, 식물을 포함해 여러 종류가 존재한다. 작품에서 표현된 생물의 모티브는 현실 속 생물에서 출발했으나 환경오염 영향을 받아 이처럼 독특한 형상으로 재탄생했다. 

다채롭고 극적인 컬러와 실제 살아 숨 쉬는 듯한 움직임, 폐비닐과 폐비닐이 맞닿으며 나는 소리. 작가는 해류를 따라 파도에 밀려오는 수많은 쓰레기가 모여 '몬스터'라는 생물로 탄생하는 과정을 말하고자 했다.

이 기괴한 생물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며 '가벼운 춤사위 속에 피어나는 자연에 대한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로비 한 쪽에는 거대한 나비도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심이성 작가의 '비상'이라는 작품으로 스테인리스 수저와 콘크리트, 철로 만들어졌다.

어린 시절 놀이터였던 집 앞 개울이 콘크리트 가득한 공단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상실감이 컸던 작가는 아픈 기억을 예술작품으로 승화시켰다. 폐철근, 폐콘크리트, 버려진 건축자재를 모아 그 속에서 받은 상처를 치유하고자 한 것.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비상할 준비를 하고 있는 이 큼직한 나비는 폐건축자재와 버려진 수저들이 모여 탄생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나비를 지나 전시실로 들어서면 콘크리트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을 표현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인간에 의해 물질적, 기술적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쳐오면서 위협받고 있는 자연을 공존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사진 남주원 기자)/뉴스펭귄

 

<전시실 내부 작품은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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