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총장이 평가한 文정부 탄소중립 시나리오

  • 김도담 기자
  • 2021.09.13 15:22
(사진 반기문 재단)/뉴스펭귄

[뉴스펭귄 김도담 기자]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최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안을 발표한 문재인 정부에게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반 전 총장은 13일 오전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에서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2021 백두포럼'에서 지난 8월 탄소중립위원회(탄중위)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언급했다.

반 전 총장은 "어떤 목표의식과 의지를 갖고서 이런 시나리오를 만들었는지, 납득 불가"라고 말했다. 이어 "1안과 2안은 '2050 탄소중립'을 포기한 것으로 내놓아서는 안 됐을 안이었다"며 "작년 10월에 문재인 대통령이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국내외에 수차례에 걸쳐 이를 약속했는데 그 진정성을 의심받게 만드는 국가신뢰 훼손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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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3안의 재생에너지 비중 70.8%도 우리나라의 지형적 조건과 기후환경을 감안할 때 그 가능성에 대해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며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탈원전 정책)을 역(逆) 전환하지 않으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이렇게 해서는 '탄소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2050 탄소중립'의 고지에 등정할 수 없다"며 "목표는 단 하나, 2050 탄소중립에 두고 승전(勝戰) 방법과 등정(登頂) 노선을 다각도로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타협의 여지가 없는 정교한 시나리오·불확실성을 남기지 않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만들고, 국민적 공감대 속에서 차질없이 추진되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탄소중립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 순(純)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앞서 탄중위는 지난 8월 5일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3가지를 공개했다. 시나리오 1안은 2050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1540만t으로, 2안은 1870만t으로 줄이는 것이고, 3안은 석탄과 LNG 발전 중단, 원자력 비중 6.1%, 재생에너지 비중 70.8%로 순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탄중위는 3가지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이번달까지 산업계·노동계·시민사회·지자체·청년 등 분야별로 폭넓은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이후 이해관계자 및 일반국민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정부 최종안을 오는 10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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