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산불 영웅' 웜뱃, 전염병 치료 위한 로봇 개발

  • 조은비 기자
  • 2021.09.18 00:05
웜뱃 (사진 Treating Mange in Wombat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전염병으로 개체 수 감소를 겪고 있는 웜뱃. 호주의 한 연구팀이 전염병 확산 시기를 파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로봇을 개발했다.

호주에 서식하고 있는 웜뱃은 귀여운 외모와 친화적인 성격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심지어 똥이 정육면체로 생겨 똥마저도 귀엽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웜뱃은 자신이 파놓은 굴을 토끼, 코알라 등 다른 동물에게도 공유하는 습성이 있는데, 지난해 호주 산불 당시 이 습성이 소셜미디어, 언론을 통해 화제가 돼 '호주 산불 영웅'이라는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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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하일랜즈(Peter Hylands) 다큐멘터리 감독은 산불이 지나가고 황폐해진 현장에서 웜뱃의 굴에 피신해 있던 동물을 발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산불을 피하는 동물에게 굴을 양보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은 아니지만, 다른 동물이 자신의 굴을 사용해도 개의치 않는 습성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사람들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기에는 충분했다.

웜뱃 굴에서 나오는 코알라 (사진 'A wombat, a koala and a rabbit in a burrow'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이런 웜뱃은 치명적인 질병을 앓고 있는데, 바로 옴 진드기(Sarcoptic mange)에 의한 전염병이다. 이 전염병에 감염된 웜뱃은 장기간 피부병으로 고통스러워하다가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전염병에 걸린 웜뱃 (사진 Treating Mange in Wombat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호주 태즈메니아 대학(University of Tasmania) 연구팀은 웜뱃 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옴 진드기 전염병 확산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에 나서기 위해 로봇 '웜봇'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태즈메니아 대학 공식 페이스북에는 웜뱃이 파놓은 굴을 따라 들어가는 웜봇 영상이 지난 6월 10일(현지시간) 게재됐다.

Introducing the WomBot

Is it a wombat? Is it a robot? It’s a WomBot! Our researchers are using a robot they’ve dubbed the WomBot to explore the dark, mysterious depths of wombat burrows and gather vital information about their environment. Turns out there’s a whole other world underground with as many twists and turns as a labyrinth. Gathering clues about wombat burrows is crucial, as it helps us to understand how mange disease is spread among wombat populations and how we can help reduce its impact. Find out more about this research: https://bit.ly/3ct4NGs

게시: University of Tasmania 2021년 6월 9일 수요일

원격으로 조정되는 웜봇은 장착된 센서로 웜뱃 굴 내부의 온도와 습도를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굴에 있는 진드기가 어떤 조건과 환경에서 서식하는지 분석했고, 습하고 더운 기후보다 춥고 건조한 기후에 더 오래 서식한다는 특성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겨울보다 진드기 수명 주기가 짧은 여름에 옴 진드기를 박멸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다.

굴로 들어가려는 웜뱃 (사진 Treating Mange in Wombats 공식 페이스북)/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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