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남긴 음식쓰레기 먹는 교장... '참교육 VS 비위생적'

  • 이후림 기자
  • 2021.09.10 17:10
학생들이 남긴 잔반 처리하는 중국학교 교장 (사진 웨이보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학생들이 먹다 남긴 잔반을 처리하는 교장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 후난성에 위치한 한 중고등학교 교장이 점심시간 급식실 앞에 서서 학생들이 남긴 음식물을 먹고 있다고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해당 학교 교장 왕용신(Wang Yongxin)은 학생들에게 음식 낭비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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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 교장은 매체와 인터뷰에서 "지난주부터 학생들이 남긴 음식으로 삼시 세끼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6~7명 아이들이 다 먹지 못해 남긴 음식물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공개된 영상 속 왕 교장은 급식실 음식물쓰레기통 앞에 서서 학생들이 남긴 잔반을 젓가락으로 집어먹는다. 

당황한 일부 학생은 멋쩍은 듯 웃어 보이거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 남은 음식을 모두 먹어 직접 처리하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이 남긴 잔반 처리하는 중국학교 교장 (사진 웨이보 영상 캡처)/뉴스펭귄

왕 교장은 "아이들에게 음식을 낭비하는 것이 환경에 얼마나 큰 악영향을 끼치는 행위인지 알려주고 싶었다"며 "대부분 아이들은 내가 남은 잔반을 대신 처리하는 모습을 보고 제자리로 돌아가 모든 잔반을 직접 섭취했고, 배식 시 음식을 알맞게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는 낭비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왕 교장 행위를 두고 일부 네티즌은 '참교육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며 칭찬했지만, 일부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위생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절약하는 것도 좋지만 타인 타액이 들어간 음식 섭취 시 전염병 등 건강 관련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것.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중국사회 내 만연한 식량낭비는 과거부터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돼 왔다.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만연한 음식물 낭비 행위를 질책하며 엄격한 단속을 시작한 바 있다. 4월에는 폭식을 조장한다며 이른바 '먹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2018년 중국과학원 산하 지리과학연구소가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식당을 찾는 중국 손님들은 평균적으로 전체 식사량의 11.7%를 낭비했으며 대규모 모임에서는 해당 비율이 38%로 급증했다. 또한 중국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급식 3분의 1을 그대로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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