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바쳐 서식지 보존하는 '진딧물', 사회적 면역 사례 (영상)

  • 권오경 기자
  • 2019.04.26 10:50

진딧물이 손상된 서식지를 복원하려 몸 속 체액을 모두 분출한 후 죽음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학술원회보(PNAS)는 넓은잎조록나무에 생긴 혹 속에 사는 가슴진딧물의 일종(학명 Nipponaphis monzeni)이 출혈을 막으려는 ‘사회적 면역’ 행동을 보인다는 일본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게재했다. ‘사회적 면역’은 우리 몸이 세포 차원에서 하는 일을 확장한 듯한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진딧물 유충이 침입자가 뚫어놓은 구멍을 막기 위해 흰 체액을 분비해 막고 있다(사진 구쓰카케 마야코 제공)/뉴스펭귄

연구팀에 따르면 진딧물은 넓은잎조록나무에 커다란 혹을 만들고 안전한 혹 안에서 수천 마리씩 모여 수액을 빨아먹으며 산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봄이 되면 나비나 애벌레가 진딧물 유충을 잡아먹으려 혹의 껍질을 뚫고 들어오는데 이때 진딧물 유충은 애벌레에 덤벼들어 침을 쏘아 죽인 후 저마다 꽁무니에서 지방이 풍부한 '흰 분비물'을 분출해 침입자가 뚫어놓은 구멍에 채워넣는다. 망가진 둥지를 재빨리 복원하기 위해서다.

진딧물은 이 흰 분비물을 뿜어낸 후 이를 구멍 속에 채워넣는다. 진딧물이 발을 휘저어 구멍에 점액을 채우면 점액은 서서히 검은 색으로 변하면서 응고된다. 

구쓰카케 마야코 일본 산업기술총합연구소 연구원은 "이는 우리 몸에 병원체가 침입하면 체액이 흘러나와 응고한 후 출혈과 추가 침입을 막는 과정과 유사하다"면서 “생물의 개별 면역과 사회적 면역 사이의 놀라운 진화적 공통점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 과정에서 진딧물은 혹 밖으로 밀려 나가거나 점액 속에 파묻혀 질식하기도 하는데 이에 개의치 않는다”면서 “어차피 혹 안에 살아남더라도 체액을 모두 분출해 곧 죽고 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