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호박벌, 캐나다서 10년간 안 보여...‘절멸’ 임박

  • 권오경 기자
  • 2019.04.24 17:15

“작물 재배에 필요한 중요한 수분 매개체 잃는 셈”
위협요소 파악·종 보존에 효과적인 관리정책 시급

캐나다 온타리오주 남부지방에서 자주 발견되던 ‘미국호박벌’(학명: Bombus pensylvanicus)의 절멸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왔다/뉴스펭귄

캐나다 온타리오주 남부지방에서 자주 발견되던 ‘미국호박벌’(학명: Bombus pensylvanicus)의 절멸이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왔다.

과학 학술지 ‘곤충보존저널’(Journal of Insect Conservation)은 북미 토착종인 미국호박벌의 절멸을 막으려면 효과적 보전 관리 계획이 시급하다는 캐나다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연구 내용에 따르면 미국호박벌은 캐나다에서 약 10년간 단 한 번도 목격된 바 없다. 북미 전역에서 나타나는 미국호박벌의 급격한 개체 수 감소는 결국 사과·토마토·블루베리·콩 등을 비롯해 수많은 종류의 나무와 관목·야생화 등 작물 재배에 필요한 중요한 수분 매개체를 잃는 셈이라고 연구팀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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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대 연구팀은 이 호박벌의 멸종위기가 앞서 캐나다 연방자문위원회가 내린 평가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연방자문위원회는 미국호박벌을 ‘특별관심이 필요한 종’으로만 분류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이끈 빅토리아 맥파일 요크대 환경학부 대학원생은 "미국호박벌의 서식 범위는 캐나다 전역에서 축소됐다"면서 "이전엔 윈저에서부터 토론토, 나아가 오타와와 퀘벡 지역으로까지 개체 수가 늘어났지만 이젠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호박벌은 이제 토론토에서 보기 드문 벌 종이 됐다"며 "가령 이전에 1000마리의 벌을 잡았을 때 그중 37마리가 미국호박벌이었다면 이젠 1000마리 중 4마리가 있을까말까 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공동저자인 셰일라 콜라 요크대 환경학부 조교수도 “미국호박벌의 출몰 지역은 약 70% 감소했으며, 2007~2016년의 상대적 풍요도를 1907~2006년과 비교했을 때 89%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며 “개체 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캐나다에선 그 어떤 보호정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콜라 조교수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수집해온 미국호박벌에 대한 연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꿀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자원 봉사자들의 협력을 통해 전문가가 벌 종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 평가 기준을 활용해 캐나다 범위 내에서 종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 자체 조사작업도 진행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연구팀은 미국호박벌의 개체 수 감소 폭과 아직 남아 있는 벌들의 주요 서식지를 확인했다.

콜라 조교수는 “이번 연구 내용을 기반으로 캐나다에서 이 종이 절멸하는 일이 없도록 종 보존에 효과적인 관리 정책을 추진하고 위협요소 및 서식지 요건 등을 면밀하게 파악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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