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바게트 팔아 화산 쓰레기 1.6톤 치운 청년

  • 남주원 기자
  • 2021.07.25 00:05
(사진 'Benjamin Ortega'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작은 손길 하나하나가 모여 해발 3726m 인도네시아 화산에 있는 쓰레기 1.6t를 없앴다. 

프랑스 영화제작자 벤자민 오르테가(Benjamin Ortega)는 7일부터 9일까지(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롬복 섬에 있는 린자니 산에서 쓰레기를 치운 소식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했다.  

린자니 산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화산으로 해발 3726m에 달한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 1001'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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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reen Rinjani'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친구들과 린자니 산을 오른 벤자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부 등반가들이 아무렇게나 버린 쓰레기에 자연경관이 망가지고 있던 것.

벤자민은 다음 등반 때 반드시 산 곳곳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리라는 결심을 안고 SNS에 이 같은 현실을 알렸다. 그는 린자니 산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티즌에 도움을 구했다.

소식을 들은 현지 환경단체 그린린자니(Green Rinjani)와 자원봉사자 50명이 벤자민과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

그들은 화산 정화 작업을 위해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내놨고 일명 '자선 바게트'(Charity Baguette)라고 불리는 가상 바게트를 판매해 청소 활동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했다. 펀딩 페이지에 1유로(약 1300원)를 모금해 온라인상 바게트 하나를 산다는 개념으로, 실제로는 기부나 마찬가지다.

바게트는 순식간에 2300개가 모두 품절됐다. 벤자민은 "믿을 수 없다. 여러분이 이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를 전적으로 지원해줬다"라며 "누가 가상의 바게트를 판매해 화산 청소할 기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할까"라며 기뻐했다. 

바게트를 팔아 모은 돈은 자원봉사자 식비와 보험료, 린자니산국립공원 입장비, 운송비 등에 쓰였다.

(사진 'Benjamin Ortega' 공식 인스타그램)/뉴스펭귄

벤자민과 단체, 자원봉사자들은 단 72시간 만에 1603kg에 달하는 쓰레기를 수거했다. 벤자민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에는 린자니 산에서 주운 쓰레기로 가득 찬 흰색 자루 수십 개가 줄지어 있다.

벤자민은 "우리가 이렇게 빨리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성취하기에 너무 큰 꿈은 없다. 그러니까 주저하지 말고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밀어붙여라"고 말했다.

벤자민은 이번 화산 정화 활동을 브이로그나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공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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