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딱 세마리 남은 '자이언트 양쯔자라'

  • 권오경 기자
  • 2019.04.18 14:32

나라를 구한 '거북이 전설'의 주인공인데...이제 멸종이 '눈앞'
댐 건설, 서식지 매립 등 인간의 탐욕으로 멸종의 절벽으로 내몰려

 짝을 잃고 혼자 남게 된 수컷 '자이언트 양쯔자라'의 모습 (사진 중국 쑤저우 동물원 제공)/뉴스펭귄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 가운데 하나가 호안끼엠(Hoan Kiem)호수다. 이 도시의 상징이자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는 이 호수에는 나라를 구한 거북이의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15세기 여 왕조의 로레이는 이 호수의 거북이로부터 받은 검으로 명나라 군사를 물리치고 베트남의 승리를 이끌었다는 줄거리다. 주인공 거북이가 바로 '근연양쯔자라'다. 호안끼엠 호수에 가면 이 호수에서 살았던 거대한 거북이가 박제된 채로 사람들을 맞는다.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호수 (사진 뉴스펭귄 DB)/뉴스펭귄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의해 절멸위급종으로 분류돼 있는 '자이언트 양쯔자라'는 전체길이 1m, 너비 70cm, 무게 100kg를 자랑하는 거대 거북이다. 개체 수가 적어 생태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다른 자라 종과 마찬가지로 물에 사는 다양한 동물을 먹는 잡식성이다. 알은 60~100여개를 낳는다.

자이언트 양쯔자라는 한때 양쯔강 유역을 중심으로 풍부한 개체 수를 자랑했지만, 개발과 남획에 밀려 현재 단 세 마리만 남았다. 중국에서 보호받던 마지막 남은 암컷이 최근 숨을 거둬 중국 쑤저우에 남아있는 수컷 한 마리, 그리고 베트남 야생에 서식하는 두 마리가 확인된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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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안끼엠호수의 전설에 전해지는 것처럼 자이언트 양쯔자라는 베트남에서 영물로 모셔질 정도로 진귀한 자라였지만 댐 건설과 서식지 매립 등 개발로 인해 서식지가 줄어 개체 수도 급감했다. 야생동물보호협회(Wildlife Conservations Society·WCS)는 “자이언트 양쯔자라야말로 사냥과 서식지 파괴 등으로 가장 심각한 멸종 위기에 놓인 거북 종”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중국 원난에서 1998년 포획됐다가 방류된 자이언트 양쯔자라를 끝으로 중국 야생에서 발견된 기록은 없다.

중국에서는 창사동물원이 관리하던 90세 암컷과 쑤저우 동물원이 보유한 100세 수컷을 쑤저우에 모아 다섯번의 인공수정이 시도됐지만 전부 부화에 실패했다. 더욱이 마지막으로 시도한 인공수정 다음날인 2019년 4월 13일 오후 마지막 남은 암컷이 사망함으로써 자연적 번식 시도는 끝이 났고, 멸종위기는 한 걸음 더 심화됐다.

베트남 야생에 개체 두 마리가 있긴 하나 서식지가 따로 떨어져 있고, 성별이 확실하지 않아 번식 가능 여부는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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