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스리랑카 선박침몰로 해양생물 떼죽음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1.07.02 13:39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스리랑카 선박 침몰 사고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6월 30일(이하 현지시간) 스리랑카 현지매체는 최근 콜롬보항 인근에서 침몰한 대형 컨테이너선 'MV엑스프레스펄'(MV X-Press Pearl)에서 흘러나온 화학물질에 해양생물이 중독돼 피해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배에서 쏟아져 나온 다양한 화학물질로 바다거북 176마리와 돌고래 20마리, 고래 4마리 등 해양생물 최소 200마리가 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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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같은 시기 바다거북 2마리가 폐사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30년 넘게 거북보존전문가로 활동한 카푸르싱허(Kapurusinghe) 박사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죽은 거북이들의 입과 인후, 소화기관 등에서 출혈이 발견됐고 등껍질 특정 부위에 화상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재 특성과 화학 물질량을 기준으로 바다거북 400마리 이상이 죽었고 이들 사체가 바다에 가라앉거나 심해를 표류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가야생동물보호국 관계자는 "실제 피해는 보고된 수치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법원 재판에서 신고된 죽은 동물들 외에도 상어와 바다거북 사체가 추가로 발견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폐사가 보고된 바다거북, 돌고래, 고래뿐 아니라 새와 게 등의 사체도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 6월 침몰한 선박 내부 컨테이너에는 질산, 메탄올, 플라스틱 알갱이와 같은 화학물질이 가득 담겨있었으며 선박에는 석유 약 350t이 실려있었다. 특히 침몰로 인해 해양생물 소화기관에 치명적인 '너들(쌀알 크기 플라스틱 알갱이)' 최소 700억 개가 바다에 쏟아졌다.

스리랑카 해변을 뒤덮은 플라스틱 알갱이 (사진 'Oceanswell' 공식 홈페이지)/뉴스펭귄
플라스틱 알갱이 '너들' (사진 Oceanswell - Asha de Vos)/뉴스펭귄

멸종위기 바다거북이 알을 낳으러 올 만큼 깨끗했던 스리랑카 해변은 선박침몰 이후 잔해와 플라스틱 알갱이로 뒤덮여 엉망이 된 상태다. 

스리랑카 해군 대변인에 따르면 6월 30일 기준 1500t 이상의 플라스틱 알갱이 잔해를 수습했으며 대대적인 해변 청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리랑카는 이번 사고를 '역사상 최악의 해양 참사'로 규정, 러시아인 선장을 환경오염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당국은 싱가포르 선주사에 초기 손해배상금 4000만 달러(약 454억 원)를 청구하는 한편 해외 전문가들과 함께 정확한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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