튤립의 땅 네덜란드서 '나비'가 사라지고 있다

  • 권오경 기자
  • 2019.04.10 16:48

130년 동안 개체수 84%가 감소… 총 15종이 멸종
“EU, 새로운 정책으로 자연 파괴 대응책 마련해야"

나비 개체 수가 130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84%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뉴스펭귄

나비 개체 수가 130년 동안 네덜란드에서 84%나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튤립의 땅'이라고 불리는 네덜란드에서 사라지는 나비의 수가 엄청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130년 동안 네덜란드의 나비 개체수가 84%나 감소했다는 네덜란드 나비보호협회(Dutch Butterfly Conservation)의 연구 결과를 최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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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내용에 따르면 지난 세기 네덜란드에선 작은표범나비를 비롯해 상제나비, 높은산점배기숫돌나비 등 15종의 나비가 멸종했다. 또 개체수가 급감한 종이 71여종에 달했다. 실제론 이보다 훨씬 많은 종의 나비들이 개체수 감소현상을 겪고 있다고 연구팀은 확신했다.

나비보호협회의 크리스 반 스와이예와 그의 연구팀은 1890년부터 1980년 사이에 수집가들이 잡은 12만마리의 나비와 200만건의 목격을 과학적 데이터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곤충의 총 질량이 해마다 2.5% 감소하고 있다는 국제 보고에 이은 또 다른 경고“라고 강조했다.

네덜란드에서 이처럼 나비 종이 급감하는 이유는 농업의 발달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번 연구를 이끈 스와이예 연구원은 "비슷한 시기에 영국에서도 나비 5종이 멸종했는데, 높은산점배기숫돌나비는 스웨덴에서 채취한 유충을 통해 성공적으로 복원됐다“면서 "영국과 달리 네덜란드에서 나비가 급격히 모습을 감춘 이유는 농업이 발달하면서 나비를 위한 공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1950년 이전 네덜란드의 초원은 흡사 현재의 자연보호구역과도 같았다. 토양은 충분히 젖어있었고 풍부한 개체의 꽃이 자랐으며, 1년에 1,2회 정도만 가축들이 풀을 뜯었을 뿐 그 외 농업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20년 동안 시골마을이 재건되면서 초원은 물에 잠겼고, 단 한 종의 풀만 자라나기 시작했으며, 가축은 이전보다 6배 더 자주 풀을 뜯어 먹었다. 게다가 어마어마한 양의 비료까지 땅에 뿌려지면서 네덜란드에는 나비를 위한 공간이 얼마 남지 않게 됐다. 결국 나비가 설 자리는 도로변이나 자연보호구역을 제외하고는 전부 사라진 것이다. 

한 종의 멸종은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결국 나비의 멸종은 연쇄적으로 새, 포식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위험이 있다.

이에 연구팀은 “향후 2년 안에 유럽연합은 새로운 정책을 고안해 자연을 파괴하는 농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아직까진 기존 농업방식을 유지하려는 대규모 농장이 더 많지만 생물다양성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바꿔보려는 소규모 농업인들도 점차 늘고 있어 희망이 아주 없진 않다“고 전했다.

이 논문은 국제학술지 ‘생물보존’(Biological Conserva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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