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의 ‘이중생활’…진화 초기엔 네 발로 걸었다

  • 권오경 기자
  • 2019.04.09 16:32

4260만년 전 화석서 진화 핵심적 증거 확인
육지-바다 넘나들어…수달·비버와 유사 모습

해양동물인 고래가 진화 초기 네 개의 발을 갖고 있었다고 밝혀졌다.(사진 방송화면 캡쳐)/뉴스펭귄

지금은 수중에서 평생을 사는 고래가 진화 초기 '네 발'로 육지생활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은 2011년 페루 남부 해안가 사막 '플라야 메디아 루나'에서 발굴된 화석을 분석한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원의 고생물학자 올리비에 랑베르 박사 연구팀의 연구 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고대 고래는 네 발을 갖고 있었다. 랑베르 박사는 “약 4260만년 전의 고래 화석을 보면, 진화 초기의 고래가 육지와 바다를 넘나들며 생활했음을 알 수 있다”며 “육중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수중에서 사냥을 하고, 육지에서는 새끼를 낳거나 휴식을 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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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당시 화석은 턱과 네 다리, 척추, 꼬리 등 대부분 온전한 상태였다. 고래의 발끝에 달린 굽이나 엉덩이, 사지의 형태가 모두 육지를 걸어 다니기 적합했다. 현재의 수달·비버와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몸길이는 꼬리를 포함해 무려 4m에 이르렀다. 물갈퀴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긴 발가락과 꼬리 척추뼈 등의 해부학적 특징을 미루어 보아 연구팀은 고래가 수달처럼 수영도 잘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고래 화석에 ‘페레고세투스 퍼시피쿠스’(Peregocetus pacificus)라는 학명을 부여했다. 이 이름은 ‘태평양에 도달한 여행하는 고래’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는 고대 고래가 고래의 발상지인 남아시아에서 북아프리카를 거쳐 대서양을 건너 페루 해안에 도착했을 것이라는 가설과 관련이 있다.

이번에 발굴된 화석은 초기 고래의 진화와 이동을 알 수 있는 핵심적인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랑베르 박사는 "고래는 하마의 먼 친척격인 발굽 달린 포유류에서 시작해 약 4000만년 전부터 육지 생활을 접고 완전한 수중 동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부터 앞발은 지느러미가 되고, 뒷발은 퇴화해 흔적만 남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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