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식성 토끼, 동족 포함 동물 ‘사체’ 먹는다

  • 권오경 기자
  • 2019.04.08 13:22

먹이 부족한 혹한기에 동물 사체 일상적으로 먹어
동족포함, 평소 천적인 스라소니·뇌조 사체 깃털도

초식동물인 토끼가 동족을 포함한 동물의 사체를 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뉴스펭귄

초식동물인 토끼가 동족을 포함한 동물의 사체를 먹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과학저널 ‘노스웨스턴 내추럴리스트’는 여러 종의 동물 사체를 먹는 일이 눈덧신토끼의 일상적 행동이라는 캐나다 연구팀의 연구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마이클 피어스 캐나다 앨버타대 생태학자 등이 참여한 캐나다 연구팀은 북극에 인접한 캐나다 북서부 유콘 준주에서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종류의 동물 사체를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여러 종의 동물 사체를 먹는 일이 눈덧신토끼의 일상적 행동임이 처음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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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청소동물의 생태’를 주제로 2015년부터 2년 6개월 동안 이 지역 클라우네 호수 부근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해 조사했다. 연구 지역에 동물 사체 161구를 놓고 2∼4m 떨어진 곳에 무인카메라를 설치했다.

조사결과, 토끼는 천적인 캐나다스라소니와 동족인 토끼 사체를 포함해 사체 20구(12.4%)를 먹어치워 청소동물 대열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흰멧새, 뇌조, 아비 등 새들의 사체를 먹었다.

1주일 동안 눈덧신토끼는 동족 토끼 사체를 24차례 찾아와 먹었다. 토끼 한 마리가 이를 독차지하려고 주변에 모인 토끼를 쫓아내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뇌조 사체는 토끼가 가장 즐겨 찾은 사체였다. 특히 토끼는 이 새의 깃털을 뽑아 먹는 행동을 계속해서 보였다. 한 토끼는 까마귀가 뇌조 사체를 물고간 뒤 남아있는 깃털을 먹었고, 다른 토끼는 스라소니가 먹고 남긴 날개 한쪽을 눈밭 속에서 파내 물고 갔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눈덧신토끼가 깃털을 먹는 이유는 소화를 촉진하거나 장내 세균 군을 바꾸려, 혹은 단순히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한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눈덧신토끼가 다양한 사체를 먹는 행동도 결국 겨울철 먹이와 영양소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이끈 피어스 연구원은 “초식동물이 사체를 먹는 것은 사체 주변에 다른 포식자가 모이기 때문에 위험을 자초하는 행동”이라면서 “그런데도 초식동물이 사체를 먹는 이유는 먹이가 부족하거나, 필수 영양분을 섭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하 30도 이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유콘 준주의 겨울 동안 토끼는 주로 단백질 함량이 적은 나무껍질 등을 갉아먹으며 연명한다. 조사 결과 풀이 많은 5∼8월엔 사체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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