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숲 '파괴 면적', 역대 최저치 기록

  • 임병선 기자
  • 2021.05.12 11:23
인도네시아 파푸아 섬에서 기름야자 농장으로 개간되는 숲 (사진 Ulet Ifansasti/Greenpeace)/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난해 인도네시아 숲 파괴 면적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후에도 더 높은 수준의 숲 보호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현지 매체 자카르타글로브(Jakarta Globe), 글로벌 환경매체 몽가베이(Mongabay) 등 외신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의 숲 파괴 면적이 전년 대비 75%가량 감소하면서 숲 파괴 면적 관측을 시작한 1990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인도네시아 환경 및 임업부 자료를 바탕으로 했다.

2020년 한 해 동안 인도네시아 열대우림은 1191㎢ 사라졌고 새로 조성된 숲은 36㎢뿐이지만 이전에 비해 큰 도약이다. 1191㎢은 서울시 면적의 20배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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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성과에 대해 당국은 보전 노력을 통해 거둔 성과라고 자평했으며,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와 녹색기후기금의 보조금이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사진 Ulet Ifansasti/Greenpeace)/뉴스펭귄

2010년 인도네시아와 노르웨이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숲 파괴와 삼림 황폐화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면 노르웨이가 최대 10억 달러(1조 1225억 원)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REDD+'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는 2016년과 2017년 사이 이산화탄소 1120만tCO2eq를 감축했다.

개발도상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지원하는 녹색기후기금(GCF)은 2014년과 2016년 사이 인도네시아가 20.3tCO2eq를 감축한 경과에 따라 1억380(1165억 원)만 달러 기금을 지원하는 안을 자체 승인했다.

일각에서는 인도네시아 숲 파괴 면적 감소 원인이 보전 노력보다는 팜유 가격 하락, 경제 침체로 인해 개간이 줄어들고 평년보다 습한 날씨 덕에 산불이 줄어든 영향이 더 크다는 주장이 나온다.

비영리단체 세계자원연구소(WRI) 인도네시아 지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내 숲 파괴는 주로 팜유 생산을 위한 기름야자 농장 조성으로 인해 나타나는데, 2013년부터 팜유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경제가 침체된 상태라고 몽가베이에 말했다. 

(사진 Ulet Ifansasti/Greenpeace)/뉴스펭귄

이에 따라 경기 침체가 끝나거나 팜유 가격이 상승했을 때 숲 파괴 면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식량 작물 재배에 필요한 정도의 숲 개간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보호구역에 위치한 숲에서 대규모 개간을 일부 허용하는 규정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인도네시아 일부 관료들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41%에서 45%로 상향 조정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지만, 행정부는 경제 성장을 우선으로 하겠다며 기존 목표를 고수하는 등 경제 성장 우선 기조를 확실히 하기도 했다.

다만 지난달 인도네시아 정부는 숲 파괴 억제 정책을 발표해 2010년부터 2030년까지는 산림 벌채 면적을 2410㎢ 미만으로 제한하고, 2031년부터 2050년까지 이 목표를 990㎢ 미만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지 환경단체는 숲 보호와 이산화탄소 절감을 위해 추가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환경법센터(ICEL) 등 환경단체는 숲 파괴 면적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은 긍정적이지만 지난해에 비해 덜 파괴됐을 뿐 여전히 넓은 면적의 숲이 사라졌다며 인도네시아 정부가 더 강화된 숲 파괴 제한 계획을 발표하고 숲을 다시 조성하는 규모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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