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혼자 여기까지...' 템스강에 갇힌 아기 밍크고래

  • 남주원 기자
  • 2021.05.11 12:32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런던 템스강에 고립된 새끼 고래가 밤샘 작업 끝에 구조됐다. 하지만 그 끝은 결국 '안락사'이기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런던 템스강 수문 구조물에서 어린 고래 한 마리가 발견돼 구조 작업이 이뤄졌다.

해당 개체는 몸길이 3~4m 가량 새끼 밍크고래로 추정됐다. 발견 당시 녀석은 수문과 보행교가 통합된 잠금 장치인 리치몬드록(Richmond Lock)에 갇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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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고래는 9일 오후 12시경 템스강을 가로지르는 반즈철도교량(Barnes Bridge) 근처에서 처음 목격된 이후 오후 7시 리치몬드록 보트롤러에서 좌초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구조대원들은 밤샘 구조 작업을 벌였다. 런던항만청과 왕립구명단체, 런던소방대, 수의사들은 어린 밍크고래를 구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그들은 고래에게 물을 뿌려주고 구명보트에 옮기는 등 새벽까지 분투했다.

수백 명의 시민들은 강둑을 따라 모여 그 과정을 함께 지켜봤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이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촬영한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하지만 구명보트를 통해 옮겨지던 녀석은 이동 중간 갑자기 탈출하고 말았다. 구조대는 우선 고래를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부상당한 부위를 치료하는 등 고래 건강을 회복시킬 예정이었다.

새끼 고래는 이날 저녁 런던 테딩턴(Teddington) 근처에서 또 다시 좌초된 채 발견되면서 결국 안락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다이버해양구조대(British Divers Marine Life Rescue) 측은 성명을 통해 "밍크고래는 하루종일 낯선 환경에서 고군분투하다 건강이 악화됐다"라며 "그는 인도적인 방식으로 잠들었다"고 밝혔다. 

그들은 새끼 고래가 이미 중상으로 수영 자체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면서 녀석의 고통을 끝내주기 위해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단체에 따르면 고래들은 해변이나 강둑에 우연히 좌초되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부상을 입은 개체가 좌초된다.

특히 새끼일 때 홀로 고립된 경우라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새끼 고래는 수영하는 방법, 탐색하는 방법, 사냥하는 방법 등 생존에 필요한 모든 기술을 어미 고래로부터 배우기 때문에 혼자 남으면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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