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OOO 되살리려던 창녕군 결국 일냈다

  • 남주원 기자
  • 2021.04.30 11:30
야생에서 첫 부화한 우포 따오기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우리나라에서 따오기가 42년 만에 첫 야생부화에 성공했다. 따오기는 1979년을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던 새다.

창녕군은 멸종위기종 따오기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야생부화에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부화에 성공한 따오기는 총 2쌍이다. 2016년생 동갑내기 암수 한 쌍과 2019년생 암컷, 2016년생 수컷 쌍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난달 중순 창녕군 우포늪 일원에서 둥지를 짓기 시작했고 지난달 말 알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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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란한 따오기 알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수컷이 둥지를 지키기 위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최초로 부화에 성공한 쌍은 2016년생 동갑내기 부부 따오기다. 산란한 총 3개의 알 가운데 2개가 각각 26일과 28일 부화했다. 나머지 하나는 산란 후 알을 품어 따뜻하게 하고 보호하는, 즉 포란(抱卵) 과정에서 파손됐다.

2019년생 암컷과 2016년생 수컷 부부는 총 4개의 알을 산란했다. 알 2개는 파손됐고, 28일 알 하나가 부화했으며 나머지 알은 포란 중이다.

창녕군은 이번 따오기 야생부화 성공 원인으로 우수한 개체군을 선별해 방사를 추진한 점을 비롯해 자연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 서식지 조성사업, 따오기 보호 및 서식지 관리를 향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꼽았다.

군은 "그간 따오기 복원사업에 대한 국내 일부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견해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증식과 방사를 해냈다"라며 "이를 통해 야생부화 성공이라는 쾌거를 이뤄냈고 따오기 자연정착을 앞당겼다"고 기쁨을 표했다.

따오기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따오기의 학명(Nipponia nippon)에 일본이 들어가는 이유는 처음 학계에 알려진 따오기가 일본산이기 때문이다 (사진 IUCN)/뉴스펭귄

따오기는 과거 한반도를 비롯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전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으나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들 종은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종이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에 등재돼 있다. 천연기념물 제198호이기도 하다.

이에 우리나라는 경상남도 창녕군 우포늪에 따오기복원센터를 건립해 매년 40마리의 따오기를 야생방사 하는 등 따오기 복원에 열심이다. 2019년과 지난해 5월 각각 40마리씩 총 80마리 따오기가 야생으로 돌아갔으며 지금까지 야생에 생존해 있는 개체는 모두 50마리로 확인됐다.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야생방사된 따오기 한 쌍이 교미 중이다 (사진 창녕군)/뉴스펭귄

우포따오기복원센터는 현재 야생에 생존해 있는 따오기의 성비가 수컷이 더 높은 것을 고려해 다음달 6일 시행되는 야생방사부터는 암컷 방사 수를 늘릴 예정이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야생 따오기의 성비를 1대1로 회복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창녕군은 올해부터 따오기 자연정착을 돕고자 따오기 출현빈도가 높고 자주 관찰되는 장소를 중심으로 '거점서식지 조성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330여 명에 달하는 '따오기 명예 모니터링단'을 운영해 따오기 조기 자연정착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정우 군수는 “오랜 기다림 끝에 따오기 야생복원의 꿈이 현실로 다가온 역사적 순간"이라며 "작은 성공과 기쁨에 자만하지 않고 따오기 야생복원이라는 목표를 끝까지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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