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기후위기 대응할게요"는 안하겠다는 말이었다

  • 조은비 기자
  • 2021.04.27 14:48
왼쪽부터 리카르도 살레르 브라질 환경부 장관과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사진 살레르 장관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브라질 대통령이 기후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밝히고, 바로 다음 날 환경예산을 삭감했다. 기후위기 대응 약속은 안하겠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던 것.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브라질 대통령은 22일(이하 현지시간) 40여 개국이 참가한 기후정상회의에서 2030년까지 불법 삼림 벌채를 종식하고, 환경예산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틀 뒤 완전히 상반된 행동을 했다. 가디언,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바로 다음 날 올해 연방 예산에서 환경보호 관련 지출을 24% 삭감했다. 이에 리카르도 살레르(Ricardo Salles) 브라질 환경부장관은 환경 기관 브라질 환경자원연구소(Ibama)와 치코 멘더스 생물다양성 보존기구(ICMBio)를 위한 추가 자금으로 2억 7000만 레알(약 552억 2000만 원)을 경제부에 요청한 내용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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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개별 지출에 대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환경 집행을 위해 어느 정도가 배분됐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다.

과거부터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환경정책 약속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다.

그는 이번 기후정상회의에 앞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산림벌채 종식을 위한 금융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아마존 보호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카야포 원주민 부족 지도자 라오니 메투크티레(Raoni Metuktire) 족장을 비롯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제인 폰다, 요하임 피닉스 등 미국과 브라질의 문화예술인 36명이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보낼 정도다.

지난해 화재가 발생한 아마존 (사진 그린피스)/뉴스펭귄

이에 더해 그린피스는 16일 브라질이 기후정상회의에 참가한다는 소식을 전달하면서 "2018년에 선출 된 이후 보오소나루 행정부는 아마존의 산림 벌채를 장려하고, 환경 범죄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해왔다"라며 "환경보호를 위해 금융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현재 브라질 정부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열대 우림을 보호하지 못해 신뢰할 수 없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2008년 창설된 아마존 기금은 34억 헤알(약 6900억 원) 규모가 조성됐지만,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보존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2019년 8월 운용이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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