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탄소중립, 2028년 탈석탄이 가장 경제적"

  • 조은비 기자
  • 2021.04.22 13:53

"한국, 석탄 고집할수록 손해" 지적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지난해 10월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경제적인 탈석탄 시나리오를 분석한 결과, 2028년이 가장 적절하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발표됐다.

21일(이하 한국시간) 기후솔루션이 영국의 금융 씽크탱크 카본트래커 이니셔티브(Carbon Tracker Initiative, 이하 CTI), 충남대학교 미래전력망디자인 연구진과 함께 '탈석탄, 이제는 결정의 시간'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탈석탄 및 탄소중립 정책이 국내에 적용될 수 있는 최적의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석탄에너지의 향후 경제성이 하락하게 될 것을 전망했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CTI는 한국이 가장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방안으로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서는 2028년까지 ▲석탄발전 퇴출 ▲재생에너지 설비 54GW 규모 설치 등을 달성해야 한다고 보고했다. 발레리아 이렌하임(Valeria Ehrenheim) CTI 애널리스트는 "2050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 한국에 2028년까지의 탈석탄은 가장 비용 효율적인 선택"이라며 "조속한 탈석탄 없이는 '매우 불충분'하다고 평가받아온 국가온실감축목표(NDC)를 상향하는 일에도 난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지금의 석탄발전 계획을 고수한다면 친환경 에너지와 녹색 성장으로의 전환이라는 세계적 동향에 뒤처지게 되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2028년까지 국내 태양광, 풍력 설비를 각각 27GW, 13GW까지 확보할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CTI는 분석 결과 같은 년도까지 태양광 설비 40GW, 풍력 설비 14GW로 총 54GW를 보급할 수 있다고 봤다.

이를 따를 경우 기존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비해 약 55억 달러(약  6조 1,3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석탄퇴출 시나리오에 따른 순현재가치 계산 (사진 기후솔루션)/뉴스펭귄

앞으로 석탄발전의 경제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충남대 미래전력망디자인 연구진은 현행 환경정책과 전력시장이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2030년 석탄발전의 경제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탄발전은 전력시장에서 현물가격(이하 SMP)을 넘지 않는 선에서 총괄원가로 이득을 보고 있는데, 현재 가동 중인 국내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되면서 이용률이 하락하면 이득을 얻지 못하는 지점이 생기게 된다.

예를 들어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의 지난 10년 평균 SMP인 109.7원/kWh으로 계산해보면, 이용률이 39%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윤을 얻지 못하게 된다. 해당 계산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58기는 2030년에, 건설 중에 있는 신규 발전소 7기는 2035~2040년 내에 경제성을 잃게 된다.

현행 정책이 유지됐을 경우 석탄화력발전소의 예상 이용률 및 경제성 상실 시점 (사진 기후솔루션)/뉴스펭귄

공동 저자인 김승완 충남대 전기공학과 교수는 "연구 결과는 한국이 석탄을 고집할수록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다"라며 "탈석탄이 가능한 옵션인지에 대한 논의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탈석탄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기후솔루션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탈석탄, 이제는 결정의 시간'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에 대해 논의하는 국회 토론회를 가졌다. 해당 토론회 영상은 기후솔루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한반도의 극한호우는 지구가열화가 원인이라고 카이스트(KAIST) 연구진이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먼 나라 일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전개되는 급박하고 구체적인 위험입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위기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많은 언론매체들과 달리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나 주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자본,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칠 수 없습니다.

뉴스펭귄이 지속적으로 차별화 된 기후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후위험을 막는데 힘쓰도록 압박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입니다만, 뉴스펭귄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기꺼이 후원할 수 있는 분들께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 아무리 작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지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가능하다면 매월 뉴스펭귄을 후원해주세요. 단 한 차례 후원이라도 환영합니다. 후원신청에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으며 기후위험 막기에 전념하는 독립 저널리즘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