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다"...점점 따뜻해지는 히말라야의 기후위기 징후들

  • 조은비 기자
  • 2021.04.19 18:05
히말라야 전경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히말라야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인한 변화를 겪고 있다. 예전에는 더 낮은 지대에서 볼 수 있던 생물체들이 고지대까지 서식지를 옮기고 있고, 최근에는 홍수 등의 환경 재앙도 겪었다.

히말라야는 네팔, 인도 등 여러 국가에 걸쳐 있는 총 2,400여 km 길이의 만년설 산맥이다. 고대 산스크리트어의 '눈'을 뜻하는 '히마'와 '거처'를 뜻하는 '알라야'가 합쳐져 히말라야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이름의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히말라야는 눈이 항상 쌓여 있을 정도로 기온이 낮은 곳이다. 하지만 15일(이하 현지시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히말라야의 평균 기온이 상승하면서, 해발 3,000m 이상에 위치한 고지대 마을에서 기존에는 볼 수 없던 생물들이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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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한 트레킹 가이드는 "지난해 처음으로 마을에서 뱀을 발견했다"라며 "다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가이드는 이 밖에도 메뚜기떼, 파리까지 목격됐다고 현지 상황을 전했다.

지난해 인도 동물학조사(ZSI)의 발표에 따르면 결과 히말라야에 서식하는 최소 49종의 나방과 17종의 나비의 서식지가 1000m 가량 높아졌다.

카일라스 찬드라(Kailash Chandra) ZSI 이사는 "나비는 기후의 변화에 매우 민감한 민감한 종으로, 기후 조건의 장기적인 변화를 나타낸다"며, 히말라야 산맥의 평균 기온 상승이 이 같은 서식지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분석했다.

모기의 서식지도 높아져 주로 따뜻한 아열대 기후에서 발병되는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질환 빈도도 늘어났다.

또 기존에 해발 2,300m 이상에서 발견되지 않던 구름무늬표범도 1,000m 이상 높아진 해발 3,500m 네팔 국립공원 랑탕(Langtang)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 'The Discovery of Clouded Leopards in Langtang Himalayas Nepal' 유튜브 영상)/뉴스펭귄

기후의 변화는 네팔 고지대 마을에 사는 사람들의 주거 문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과거 마을 사람들은 히말라야에 겨울이 찾아오면 추위를 피해 저지대로 이동해 생활해 왔지만, 현재는 겨울에도 이동하지 않고 한 장소에 정착할 수 있게 됐다.

히말라야 인근의 마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이 같은 기온 상승은 올해 2월 7일 심각한 환경 재앙을 일으키기도 했다. 앞서 뉴스펭귄은 인도 우타란칸드 주에 위치한 히말라야 고산지대에 기후위기로 인한 홍수가 발생해 200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는 인명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페마 기옘트쇼(Pema Gyamtsho) 국제통합산악개발센터(ICIMOD) 사무총장은 당시 홍수 피해에 대해 "기후위기로 고산지대에서의 위험성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는 우리의 인식 수준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척도다. 지구 기온이 급격하게 상승해서 지구가 달아오르는 것을 온난화로 표현하면 우리는 그저 봄날 아지랑이 정도로 여기게 된다. 

이에 뉴스펭귄은 앞으로 모든 기사에서, 기후변화(climate change) 대신 '기후위기(climate crisis)',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대신 '지구가열화(global heating')를 사용하기로 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기온 상승의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한가하고 안이한 용어이며 따라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급박한 지구 기온 상승에 맞게 지구가열화로 부르는 것이 맞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특히 환경부), 기업체, 언론 등에서도 지구온난화 대신 지구가열화를 사용할 것을 촉구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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