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남아있는 자연 그대로인 야생 "단 2.8%"

  • 임병선 기자
  • 2021.04.16 12:01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지구 상에 '야생 상태'로 볼 수 있는 자연환경이 2.8%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와일더니스소사이어티 등 16명의 공동 연구진은 생태계가 인간 영향을 받지 않고 생태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육지의 '야생' 지역이 지구 상 2.8%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을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포레스트 앤 글로벌 체인지(Frontiers in Forest and Global change)'에 15일(현지시간) 게재했다.

연구진은 '야생' 지역은 생물 다양성이 보전된 핵심적인 장소이자, 생태계를 복원할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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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저자 앤드루 플럼프트레(Andrew Plumptre)가 해외 학술 매체 더 컨버세이션에 게재한 글에 따르면 야생 지역은 콩고 누아발레-응도키(Nouabale-Ndoki) 국립공원, 탄자니아 세렝게티-응고롱고로(Serengeti-Ngorongoro), 아마존 알토 리오 네그로(Alto Rio Negro) 원주민 구역, 러시아 북부 시베리아 폴리냐(Polynya), 칠레 남부 카웨스카(Kawésqar) 국립공원 일부에 위치하고 있다.

남은 것 중 그나마 많은 야생 지역이 보호구역에 위치했다는 점은 인간의 보전 노력의 결과임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야생 지역이 남은 보호구역 면적 중에서도 11%만 야생 상태로 남은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현재 연구 대상 지역의 생물종 구성을 토대로 기원후 1500년 기준 인간 영향이 없는 자연환경과 비교했다. 남극의 경우 생태학적 관점에서 생태계를 이루는 곳으로 보지 않아 분석에서 제외됐다.

각 지역에서 절멸한 동물 수를 나타내는 자료, 보라색에서 초록색, 노랑색을 거쳐 붉은색이 될 수록 많은 동물이 멸종한 지역 (사진 Plumptre AJ, Baisero D, Belote RT, Vázquez-Domínguez E, Faurby S, Jȩdrzejewski W, Kiara H, Kühl H, Benítez-López A, Luna-Aranguré C, Voigt M, Wich S, Wint W, Gallego-Zamorano J and Boyd C)/뉴스펭귄

야생 지역이 거의 모두 사라졌다는 분석 결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인간을 '파괴적 생물'로만 보지 않았으며, 생태계를 되살릴 능력도 있는 종으로 간주했다.

이들은 "한 종이 멸종한 곳에서는 원래 토지로 되살릴 수 없다"면서도 "이 지역에서 멸종했더라도 다른 곳에 생존했다면 해당 종을 재도입해 생태계를 야생으로 되살릴 수 있는 희망이 남는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계산한 바에 따르면 지구 토지 중 20%가 복원될 가능성이 남았다. 그 예로 멸종위기종인 둥근귀코끼리(Loxodonta cyclotis)는 콩고분지 보호구역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됐지만, 이 지역에는 숲코끼리가 살 수 있는 서식 환경이 남아 있다.

둥근귀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종으로 분류된 심각한 멸종위기종으로, 아프리카 서부 일부에만 남아 있다.

둥근귀코끼리 (사진 Thomas Breuer - 위키미디어 커먼스)/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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