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최상위 포식자 상어·가오리 사라진다… 심각한 멸종위기 직면

  • 이후림 기자
  • 2021.04.14 13:16
멸종위기에 처한 카리브암초상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상어와 가오리 일부 종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상어와 가오리 39종이 추가로 멸종위기종 리스트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상어와 가오리는 적색목록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76종, '위기'(EN, Endangered) 112종, '취약'(VU, Vulnerable) 167종으로 분류돼 총 355개 종이 멸종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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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전체 상어와 가오리 종의 36%를 차지하는 확률로 2014년 25%보다 증가했고 25종이었던 위급 종이 76종으로 무려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번 적색목록에 새로 분류된 종은 대부분 가오리로 알려졌으나 과거 다이버들에 의해 매우 흔하게 발견됐던 몇몇 유명 상어 종도 포함돼 충격을 안겼다.

카리브암초상어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레몬상어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카리브해 산호초 근처에서 가장 흔하게 포착됐던 카리브암초상어(Carcharhinus perezii)가 '준위협'(NT, Near Threatened) 단계에서 위기 종으로 상향됐고 준위협 단계였던 레몬상어(Negaprion brevirostris)가 취약 단계로 조정됐다.

세계자연기금(WWF) 상어 및 가오리 보존을 맡고 있는 앤디코니쉬(Andy Cornish) 박사는 "상어와 가오리에 대한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특히 이들에게 남획은 가장 큰 위협이기 때문에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업을 관리하는 정부와 지역 어업관리기구들은 더 늦기 전에 멸종위기에 처한 어종을 복구하기 위해 당장 무엇이든 해야 한다"며 국가적 해결책을 통한 과감한 행동을 촉구했다.

그렇다면 상어나 가오리가 이렇듯 무자비하게 남획돼 멸종위기에 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네이처 논문에 따르면 상어 지느러미를 구하려는 표적 남획 이외에도 인간의 낚싯줄에 엉뚱하게 붙잡혀 죽는 사례도 종종 보고됐으며 미흡한 보호조치 역시 이들의 빠른 멸종을 초래했다.

멸종위기종을 불법 판매한 범법에 대해 가해지는 솜방망이 처벌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지난달 23일 미국에서는 한 남성이 멸종위기 상어를 불법 판매한 혐의로 5000달러(약 564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저지른 범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처벌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에는 코로나19 백신 원료를 구하기 위해 상어 최대 50만 마리 이상이 희생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일부 제약사에서 백신 원료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스쿠알렌' 성분이 상어 간유(肝油)에서 추출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듀크대학교 생태학자 스튜어트핌(Stuart Pimm) 박사는 "상어는 바다 아래 사자나 호랑이, 곰과 같은 존재로 바다 생태계 균형 유지를 돕는 역할을 한다"며 "바다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질 경우 해양 먹이사슬에 큰 충격이 가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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