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우리 수소 중 친환경 아닌 '스파이'가 있다

  • 임병선 기자
  • 2021.04.13 08:00
(사진 임병선 기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최근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로 각광받는 수소 중 특정 방식으로 생산된 수소는 친환경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수소는 생산 방식과 친환경 여부에 따라 '그린(녹색)수소', '그레이(회색)수소', '블루(청색)수소' 3가지로 분류된다. 수소 자체의 성분이 다른 것은 아니지만, 어떤 수소는 친환경이라고 보기 어렵다.

현재 상용화된 수소 확보 방식은 ▲원유를 가공하는 석유화학 공정에서 부산물로 발생하는 수소를 모으거나 ▲수소와 산소가 결합한 물을 전기분해하거나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직접 추출하는 방법 3가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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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그레이수소는 화석연료를 고온의 수증기에 반응시켜 직접 추출하거나 화력발전소로 생산한 전기를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하는 경우가 포함된다.

그레이수소 생산 시 화석연료를 쓰면 이산화탄소가 부산물로 생기는 데다 화석연료를 사용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화력발전소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원으로 꼽힌다. 

에너지 관련 사안에 목소리를 높여온 환경단체 등은 그레이수소를 '친환경'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기후위기 최소화를 위해서는 온실가스 절감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히는데, 그레이수소는 이런 기조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비슷한 공정을 거치지만 이산화탄소를 따로 모으는 포집 과정이 포함돼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거나 없는 경우를 이른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포집 단가가 낮아지면서 확산한 것으로, 개념 자체는 그린수소와 그레이수소에 비해 늦게 등장했다. '저탄소 수소'라도고 불리는 블루수소는 결국 화석연료를 활용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수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 그린수소로 분류된다. 대표적으로 이산화탄소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는 신재생에너지 전기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 그린수소에 포함된다.

그린수소가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 연료'지만, 전기를 사용한 뒤 잔여 신재생에너지가 확보돼야만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 체계 실현이 가능하다.

서울시 양재수소충전소 (사진 서울시)/뉴스펭귄

전문가들은 정부, 기업 등이 이산화탄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산업계에서는 그린수소에 비해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곧바로 실현 가능한 블루수소에 먼저 주목하고 있다.

2020년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그레이수소 가격은 1㎏당 1.5~2달러(약 1700원~2250원) 수준으로, 유럽 기준 1㎏당 2.1달러(약 2400원) 수준인 블루수소나 1㎏당 6달러(약 6750원) 수준인 그린수소에 비해 가격이 한참 낮다.

20개국, 109개 기업 CEO가 설립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와 맥킨지 보고서는 11일 그린수소와 블루수소, 그레이수소의 생산 단가 전망을 담은 '수소 인사이트 2021(Hydrogen Insights 2021)'을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에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그린수소 생산단가가 1kg당 1.4달러~2.3달러(약 1800원~2600원) 로 현재 수준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또 2025~2030년에는 그레이수소 생산 비용에 1t당 탄소세 혹은 탄소배출권 구매 비용 35달러~50달러(약 4만 원~5만6000원)가 부과되면서 블루수소가 단가 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한국, 미국, 유럽 등은 모든 재화에 탄소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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