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현상'이 자동차 생산을 늦춘다고?

  • 조은비 기자
  • 2021.04.12 16:19
(사진 pixabay)/뉴스펭귄

[뉴스펭귄 조은비 기자] 지난해 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한 한파, 가뭄 등으로 인해 나타난 물 부족 현상이 반도체 업계를 통틀어 자동차 업계에까지 큰 타격을 입히고 있다.

물은 반도체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반도체는 불순물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초순수' 상태로 정제된 물로 반복해서 세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막대한 양의 물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는 2019년 기준 하루에 15만6000t의 물을 사용했다.

반도체 수급 차질은 특히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반도체 제작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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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제조 과정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공식 유튜브 채널)/뉴스펭귄

대만의 티에스엠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대만은 한 해 평균 태풍 3~4개의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풍부한 강수량을 확보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겨울은 대만 기승 관측 사상 56년 만에 처음으로, 단 1개의 태풍 영향권에도 들어가지 않았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기후위기 여파로 물 부족 현상에 시달렸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지역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은 2월 중순 몰아친 한파 여파로 지역 하천, 수도망 등이 얼어붙어 물 부족 및 전력 공급 부족 사태를 겪었고, 공장 가동을 약 한달간 중단해야 했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마찬가지로 텍사스에 위치한 네덜란드 자동차 반도체 공장 엔피엑스(NPX), 독일의 인피니언(Infineon)도 한파와 정전 사태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물 부족 현상으로 세계적인 반도체 공장들이 반도체 생산에 어려움을 겪자 그 타격은 그대로 자동차 업계로 이어졌다.

자동차 업체 포드는 1분기 중 켄터키 공장 조업을 중단하고, 차량 생산량을 20%가량 감산했다. 폭스바겐 또한 1분기 중 북미와 유럽 생산량을 10만 대가량 줄였다.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인한 자동차 생산 감소는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7일부터 14일까지 울산1공장의 가동을 중단했고, 12~13일 이틀 동안 아산공장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2월 8일부터 부평2공장의 가동률을 50%가량 낮췄으며 쌍용자동차도 오는 16일까지 공장가동을 중단한다.

한편, 전 세계적인 반도체 품귀현상이 지속되자 미국 백악관은 이에 대해 논의하는 장을 마련했다. 12일(현지시간) 개최되는 '반도체 CEO 서밋(CEO Summit on Semiconductor)' 영상 회의에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티에스엠시, 구글 모회사 알파벳, AT&T, 포드, GM, HP, 인텔 등 19개 사가 참가해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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