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실직이 좋은 걸...' 코로나19로 귀향길 떠난 코끼리들

  • 남주원 기자
  • 2021.04.10 00:00
(사진 '방콕포스트' 공식 홈페이지 화면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은 비단 인간에게만 일어나는 사태가 아니다. 코끼리들도 일자리를 잃었다. 

태국 방콕포스트 등 현지매체는 방콕 촌부리주 파타야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던 코끼리 5마리가 고향으로 되돌아가게 됐다고 6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발길이 끊기자 업체들이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코끼리 한 마리당 팁을 제외하고도 1만5000바트(약 53만 원)의 월급을 벌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운영난이 악화되자 관광업체는 코끼리 소유주에게 1년 이상 돈을 지급하지 못했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코끼리 소유주들은 '귀향'을 결정했다. 코끼리들과 함께 그들의 고향인 북동부 수린주를 향해 떠나기로 한 것이다. 수린주는 코끼리들이 관광업에 투입되기 이전 원래 살았던 곳이다. 코끼리들은 5년 전 고향을 뒤로한 채 떠날 수밖에 없었다.

CHON BURI: After waiting in vain for tourists near Pattaya for more than a year, five elephants and their owners are...

게시: Bangkok Post 2021년 4월 6일 화요일

촌부리주 파타야에서 수린주까지 거리는 약 500km로 약 2주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끼리 소유주들은 날이 너무 뜨겁지 않은 화요일 아침 일찍 출발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코끼리를 태워 옮길 대형 트럭을 구할 금전적 여유가 없어 코끼리와 주인들은 도착지까지 걸어서 가야 한다. 다만 도로변을 지나는 코끼리 행렬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앞뒤로 그들을 수방하는 차량은 함께한다.

소유주들은 일부 사람들이 '코끼리 귀향길'에 보탬을 주고자 현금 기부를 요청했으나, 그 의미가 변질돼 비난받을까 싶어 정중히 거절한다고 전했다. 그들은 주민들로부터 코끼리를 위한 음식과 과일만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들 또한 고향으로 돌아가 원래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시아코끼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처해 있는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다. 주요 위협 원인은 주거지 및 상업 개발, 밀렵, 농업과 같은 인간활동이다.

아시아코끼리의 국제 멸종위기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